'수년째 합숙' 학생선수들 ...... 강 건너 불구경 남해군

남해군 보물섬FC 장기합숙 놓고 비판여론 비등

경남 남해군 보물섬FC 소속 학생 선수들이 수년째 상시 단체합숙 훈련을 하고 있어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남해군에 따르면 단체 합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남해초등학교 35명, 이동중학교 87명, 창선고등학교 40명 등 모두 162명으로 이들 모두 보물섬 FC소속 축구 선수들이다. 이들은 남해군 관내 체험휴양마을 등 3곳에서 함께 숙식을 하며 훈련을 받고 있다.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 4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위해 학기 중의 상시 합숙 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단체 합숙은 현행법으로 금지돼 있다. 해당 법은 지난 2003년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화재 사건 이후 시행됐다.

이런 가운데 보물섬 FC의 단체 합숙은 수년째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남해군과 남해교육지원청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하고 있어 양 기관이 위법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남해군은 보물섬FC에 1년에 4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다. 숙박비, 급식비, 피복 및 용품비를 비롯해 훈련 및 대회참가비, 지도자 인건비 등의 명목이다.

또한 군은 서면 서상리 스포츠파크 내에 지방소멸대응기금 98억원을 투입해 건축면적 1097㎡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보물섬FC를 위한 클럽하우스를 건축하고 있다.

해당 건물이 완공되면 남해 보물섬 FC 소속인 남해초, 이동중, 창선고 축구선수 180여명이 기숙할 예정이다.

남해군이 보물섬FC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해당 단체가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은 학생들이 축구를 배우기 위해 남해로 전학을 오면서 학부모 중 최소 1명은 같이 전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남해군은 또 보물섬FC 클럽하우스가 완공되면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등 300여명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남해군의 이런 주장은 자녀를 특정 학교에 보내기 위해 일부 학부모들이 저지를 수 있는 불법 위장전입 문제로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또 학생들은 졸업과 함께 대부분 남해를 떠나고 있어 인구증대 효과는 회의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보물섬FC를 위한 ‘클럽하우스’ 역시 학생 선수들의 상시 거주가 관련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따라 해당 건물이 완공되더라도 학생들이 기숙을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해교육지원청도 초·중학교는 합숙이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함께 부모(보호자, 친권자)와 함께 전입 및 거주 생활하지 않으면 위장전입 및 학구 위반 등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남해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실 스포츠클럽은 사단법인으로 학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보물섬FC 역시 그렇게 볼 수 있으며 관리 감독 역시 남해군에 있어 우리는 지도는 할 수 있지만 처벌 등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최근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체육단체의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위법·부당한 예산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줄 것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위반 시의 엄정한 조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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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