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오세훈, 핵무장론 이견…"실용적 입장" vs "옵션도 고려"

한국정치학회 주최한 특별대담회서 밝혀
박형준 "2032년부터 실행할 개헌안 만들 수 있다고 생각"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특별대담회에서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 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대담회를 가졌다.

특별대담회에서는 두 지자체장이 ▲지자체 정치경제 ▲국가정치 체제 개혁 이슈 ▲국제정치 핵무장 이슈에 대해서 토론했다.

대체로 두 지자체장은 공감했지만, 핵무장 이슈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지자체 정치경제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틀어잡고 지방정부를 컨트롤하는데, 이는 돈에서 나온다"며 "기획재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은 펼 수 없는데, 관료주의가 기재부에서부터 시작됐고 신임 대통령이 6개월이 되면 본인의 생각은 흐릿해지고 과거에 구사했던 정치 논리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은 "중앙정부 관료 체제가 사실은 현장을 놓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혁신의 리더십은 기존의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제도나 예산을 찔끔찔끔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정말 나름대로 뛸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지산학 협력을 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포괄적 예산을 내려주는데 기대가 크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지금 강력한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기에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과 창조 산업, 이른바 콘텐츠 산업을 키우고 서울 GDP의 3.8%에 머물고 있는 관광산업 역시 외국인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등 괜찮은 추세에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부산은 동서간의 격차가 존재하는데, 15분 도시 전략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신산업을 서부산에 유치해서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한 국제적인 물류단지를 통해 동서 격차를 줄이고, 지역마다 소득은 다르지만, 공적 영역 서비스를 받을 때는 최고의 시민으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건강, 의료, 교육, 학습, 스포츠 시설들을 촘촘히 갖춰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정치체계 개혁 이슈

박 시장은 "한국 정치가 협치를 과소하고 정쟁이 과잉된 단 하나의 이유를 꼽으면 대통령 5년 단임제 때문"이라며 "총선, 지방선거, 대선 모두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5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결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 되는 순간 상대 쪽에서 끌어내리기에 몰두하고, 권력을 가진 쪽은 끌어안기보다는 5년 뒤를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2032년이 되면 대통령선거와 총선이 같아지는 해"라며 "그 해부터 실행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차차 논의를 시작하면 차기 권력을 노리는 정당이나 후보들도 자유로워지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극단적인 투쟁이나 과도한 갈등의 원인은 사실은 먹거리에 있다"며 "제일 중요한 부분은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고 개헌을 한다면 이원집정부제를 택하든 뭘 택하든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변화가 가장 큰 중심적인 내용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중앙의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모두 걸기를 할 필요가 없고 이제는 지방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권력구조 재편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인재 양성 시스템의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더 체계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의회를 봐도 국회보다 젊은 시의원들이 많고 이를 통해 더 진전된 시의회 운영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조금 느리지만 정치인 양성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정치와 핵무장

오 시장은 "역설적이지만 핵을 없애기 위해서 핵을 가져야 되겠다는 이런 논리도 가능하다"며 "이미 북한의 핵은 사실 우리가 비핵화를 계속 추구했지만 기정사실이 됐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태도도 두 개의 국가론을 이야기할 정도로 공공연하게 남쪽을 향해서도 (핵을) 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우리가 비핵화를 해야된다는 논리에 집착하는데 국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조차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강정책에도 비핵화라는 용어가 빠졌다”며 “일단 한국이 핵을 가지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옵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박 시장은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들이 있는데 오 시장 말씀하신 것의 정제는 핵은 핵으로 밖에 막을 없다는 논리를 전제로 한 논리"라며 "저는 가장 강력한 억지력은 북한이 핵을 쓰는 경우 북한 정권뿐만 아니라 북한 지도자, 그리고 북한이라는 나라가 없어진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신호를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 핵을 무장하는 방법도 있고, 북한이 도발을 했을 경우 초기에 완전히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는데, 지금 현실로 보면 미국 핵우산 구상하에 있기에 실용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하지만 오 시장이 이야기 한 것처럼 핵 잠재력은 높여갈 필요는 있다"고 부분적으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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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