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육지 간 철도망 구축 놓고 '갑론을박'

정민구·양영식·송창권 제주도의원, 23일 토론회 개최
"고립·물류 문제 해결" vs "경제성 낮고 또 다른 갈등"

제주-육지 간 교통수단을 하늘길과 바닷길에 의존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해저터널' 건설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 정민구·양영식·송창권 의원은 23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서울 간 철도망 구축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들 의원은 현재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이 항공과 일부 배편이 전부여서 기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결항 등 고립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철도망 구축을 통해 이동권 보장과 물류 비용 감소 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저터널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토론자들은 미래 산업을 선도할 수 있고 기상 악화로 인한 고립·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백승근 전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20조원이 넘어가는 대규모 투자사업을 전략 없이 단순히 철도가 없으니 철도를 연결하겠다는 방식으로는 투자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고속철도 논의는 제주도의 발전 전략과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만 아시아비즈니스동맹 의장은 "2014년 제주에서 열리는 한 국제행사에 참여했을 당시 20개 국가에서 60여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는데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뜨길 기다리다 서울시내에 호텔을 잡고 하룻밤을 보낸 뒤 다시 제주도로 온 경험이 있다"며 "그때 앞으로 규모가 큰 국제행사는 제주도에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안종배 국제미래학회 회장은 "제주도의 경우 최첨단의 철도 산업으로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하나의 테스트가 돼서 설계부터 제조, 운영, 관리 모든 것이 최첨단 인공지능을 통해 진행되는 이런 시장을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문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은 "1차 산업 종사자들의 어려운 점으로 물류 문제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철도망 개발을 통해 제주지역 1차 산업이 성장하면 자동적으로 관광산업의 성장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대한 경제성·현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2공항 건설을 앞두고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강호진 사회적경제네트워크 대표는 "그동안 연구 데이터를 보면 철도 건설 예산이 최소 14조원에서 많으면 20조원이 넘어간다"며 "국가 재정이 이걸 감당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고 또 결국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인데 요약하면 윤석열 정부 하에선 제주에 해저터널을 뚫겠다는 공약은커녕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의근 제주관광학회 회장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정부의 기본계획 고시를 앞둔 상황에서 철도망 구축 논의가 이뤄지는 것 자체만으로 (2공항을) 반대하는 분들은 이것을 대안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생각"이라며 "2공항만 가지고도 10년 넘게 지금 찬반 갈등을 하고 있는데 철도망까지 화두를 던지면 또 다른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태 제주도기자협회장은 "해저터널이 만들어졌을 경우 항공 이용자의 70% 정도가 흡수된다고 하면 기존 공항은 일부 노선만 남고 국제선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그럼 사실 2공항이 필요 없는 상황인데, 2공항 건설 이후에 (해저터널을) 다시 논의하자고 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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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