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비리 수사정보 유출 부산청 경감, 첫 재판서 "공소사실 인정“

'부산 지역 건설사 일가 비리' 사건 관련 수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부산경찰청 소속 경감이 첫재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이범용 판사는 28일 오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부산경찰청 소속 A경감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소속 A경감은 부산 중견 건설사 일가 비리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A경감은 지난해 3~8월 수사 정보를 수차례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감는 지난해 3월23일 당시 부산경찰청에서 근무했던 B총경(현재 경남청 소속 서장)과 경찰 출신 브로커 C씨와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건설사 일가 사건 관련 수사 일정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건설사의 창업주인 아버지와 차남은 건설사 회장인 장남을 구속 수사와 세무 조사를 받게 하기 위해 C씨를 통해 경찰과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경감은 또 지난해 3월31일 장남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B총경에게 장남의 조사 진행 상황과 진술 등을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어 A경감은 같은해 4월 당시 부산 연제경찰서장으로 근무했던 울산청 소속 D총경에게 장남의 진술과 향후 수사 처리 과정 등을 알려줬고, D총경은 브로커 C씨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아울러 A경감은 같은달 23일 연제경찰서장실로 찾아가 D총경에게 장남에 대한 추가 수사 내용을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A경감은 또 지난해 5월17일 브로커 C씨가 전화로 수사 진행 상황과 조사 일정 등을 묻자 이를 알려준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날 A경감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한다. 다만 일부 범죄사실에 대해선 업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하지 않는 등 법리적으로 판단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경감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을 오는 9월25일로 지정했다.

한편 B총경과 D총경도 현재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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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