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위축에 생산 석달째 마이너스…소비도 동반 감소

통계청, '2024년 7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자동차 14.4%↓ 2020년 5월 이후 최대 감소폭
동행지수 5개월 연속↓…18개월 만에 최장 하락

우리나라 생산을 지탱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모두 줄어들면서 국내 산업생산이 석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도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한 가운데 투자는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지수·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보다 0.4%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0.3%), 12월(0.4%), 올해 1월(0.3%), 2월(1.3%) 4개월 연속 소폭 증가했지만 3월 2.3% 감소 전환했다. 4월(1.4%) 반짝 증가한 뒤, 5월(-0.8%), 6월(-0.1%), 7월(-0.4%)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공행정, 서비스업 생산이 늘었으나 광공업, 건설업에서 생산은 줄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3.6% 감소하며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도 3.8% 감소했다.

휴대폰 신제품 출시와 카메라 모듈 생산 영향으로 통신·방송장비(48.8%)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8.0%), 자동차(-14.4%)에서 생산이 줄었다.

자동차 감소폭은 지난 2020년 5월(-24.0%) 이후 50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부품사 파업과 라인보수 공사 등의 영향으로 RV승용차, 중형승용차 등 완성차 생산이 감소했다.

반도체는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반도체 지수가 사상 최대여서 기저효과가 있다"며 "산업 자체는 IT(정보기술) 기기, AI(인공지능) 관련 산업이 다 좋기 때문에 지수 사정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출하는 기타운송장비, 의료정밀광학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줄어 전월대비 6.1%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전월대비 2.5% 감소, 수출 출하는 전월대비 10.3% 줄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 자동차 등에서 줄었으나, 통신·방송장비, 반도체 등에서 늘어 전월대비 2.6% 증가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4.6%로 전월대비 9.7%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월별로 보면 출하는 감소폭(-2.1%→-0.6%)이 축소됐고 재고도 감소폭(-5.6%→-4.6%)이 축소된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0.7% 증가했다. 금융·보험(-1.3%)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정보통신(4.5%), 운수·창고(3.1%)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9% 감소하며 6월(1.0%) 이후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 2월(-3.2%)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내구재(-2.3%), 준내구재(-2.1%), 비내구재(-1.6%) 판매가 일제히 감소했다. 세 가지 항목이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수입 등 운송장비 투자가 50.5% 크게 늘면서 10.1% 증가했다. 상반기에 이연된 투자가 하반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건축실적(0.9%) 증가에도 불구하고 토목(-8.9%)에서 크게 감소하면서 1.7% 줄었다.

건설수주(경상)는 기계설치 등 토목(83.5%) 및 공장·창고 등 건축(7.7%)에서 모두 늘어 전년동월대비 28.4%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6p 하락했다.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한 이래 18개월 만에 최장 하락이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을 보였다. 통상 선행지수는 평균 7~8개월, 최대는 19개월의 시차를 두고 동행지수에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미숙 심의관은 "생산은 좋은데 소비나 건설이 안좋기 때문에 선행지수의 플러스 흐름을 따라 회복될 거라 본다"면서도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선 다른 지표와 함께 해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추석 민생대책에 내수쪽 대책을 좀 넣어서 신경썼다"며 "주로 소비지원, 국내관광붐업 등 보완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투자쪽도 5조원 공공투자 중심 대책 넣었는데 미약한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는 하반기 더 좋아지도록 투자익스프레스 등 보강하는 노력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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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