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시·도지사 정책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
獨·프랑스 예시, 자치입법권 등 실질적 자율 강조
김영록 전남지사가 10일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주최로 열린 2024 시·도지사정책콘퍼런스에서 "독일·프랑스와 같이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독일연방제로 보는 지방분권 강화 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지방자치의 한계와 극복방안을 설명하고 실질적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같이 밝혔다.
수도권 일극, 인구 절벽, 지방소멸 위기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대안제시로 풀이된다. 다양한 지방분권 정책에도 불구 중앙정부가 권한을 내려놓지 않고 있어 지방자치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로도 읽힌다.
전남은 사정은 특히 열악해 1970년대 331만 명이던 인구는 현재 180만 명 이하로 줄었고, 지역내총생산(GRDP) 96조 원 중 32조 원은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
김 지사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우주 발사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에너지, 관광, 농어업과 같은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이지만 중앙에 집중된 권한 탓에 제약이 많다"고 토로했다.
또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와 관련해선 "자율계정의 71%가 재해 예방 등 국가사업 성격으로 고정돼 있어 지방에서 쓸 예산은 극히 적다"고 지적했다. "산단도 인·허가 권한이 중앙에 있어 조성이 지연되고, 풍력발전 허가도 도지사가 3㎿ 이하만 가능해 실질적인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실제 사례로 소개했다.
해법으로는 독일, 프랑스 모델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독일은 주총리, 주장관 등 지방정부 대표 등으로 구성된 연방상원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방이 제안한 법률안을 제출하기도 하며, 지방이익과 맞지 않는 법률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공동세 배분방식 등을 통해 지방에 실질적 권한도 보장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지방정부 대표 등이 상원을 구성, 지방이익을 대변하며, 중앙과 지방의 사무배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방을 대표하는 상원을 구성한 뒤 이들이 지방이익을 대변하게 한다면 국가 의사결정 과정에 지방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며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항구적, 제도적 방안은 헌법 개정"이라는 게 지사의 주장이다.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원을 신설하고, 중앙과 지방 간 명확한 사무 배분과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보장을 통해 지방이 실질적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단, 헌법 개정에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도 차원의 문제 해결 노력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를 통해 전남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권한을 위임 받아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며 "전남에서 먼저 해본 뒤 성과는 모든 지방이 나눠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지방분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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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본부 정병철 보도국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