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새로 입점한 식당의 수도와 가스를 멋대로 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가번영회 회장과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부산 남구의 한 아파트 상가번영회 회장인 A씨는 지난해 2월8일 C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수도 밸브를 잠궈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아파트의 입주자대표인 B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C씨 식당의 도시가스 배관의 가스 밸브를 수차례 임의로 잠그거나, 해당 가스밸브 주변에 상자를 설치한 뒤 쇠사슬로 감는 등의 수법으로 도시가스 사용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이 있던 아파트는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해 왔고, 건축심의가 통과되는 등 이주를 앞두고 상황에서 C씨가 해당 아파트 상가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식당을 영업하게 됐다.
이들은 C씨가 새로 입점하는 것이 이른바 '알박기' 등의 상황으로 번지는 등 재건축사업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사사건건 C씨를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C씨를 상대로 '상가 관리비 미납'이라는 이유로 단수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미납된 관리비는 C씨가 입주하기 전 상가의 임대인이 미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들의 지속된 업무방해로 C씨는 해당 아파트 상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법, 기간, 피해자가 입은 손해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 특히 A씨는 이 사건 재판이 진행되던 최근까지 피해자가 운영하는 식당에 연결된 수도관을 잠궈 수도를 불통하게 하는 등 범행을 반복하고 있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는 식당 영업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어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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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