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구 미화요원들, 오전 6시부터 고군분투
'안전 사고' 발판 치우자 "수거속도 늦다" 민원
"최선 다해 처리…올바른 배출 부탁을" 양해도
"종량제 봉투 배출 규칙만 잘 지켜줘도 빠른 수거가 가능합니다."
19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추석 연휴 닷새 동안 배출된 쓰레기 봉투 수십여개가 시장 골목 한 귀퉁이에 쌓이면서 눅눅한 냄새가 진동했다.
무분별하게 쌓인 쓰레기 더미가 방치되고 있는 사이 정기석(51)씨가 모는 쓰레기 봉투 수거 차량이 골목을 비집고 다가왔다. 이내 차량 조수석을 통해 미화요원 2명이 내리면서 수거 활동이 시작됐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미화요원들은 어깨를 주무르면서 쓰레기 봉투를 집어들었다. 이윽고 하마처럼 입을 벌린 적재함을 오가며 쉴 틈 없이 쓰레기 봉투를 집어넣었다. 용량과 무관하게 쌓인 50여개 쓰레기 봉투를 치우는데만 10여분 가까이 걸렸다.
정씨의 미화요원 팀은 이날에만 양동시장을 두 번이나 찾아 수거 활동을 벌였다. 오전 6시 동이 트자마자 시작한 양동시장 일대 수거 활동에 차량 용량 5t이 금새 들어차면서 한 차례 비우고 돌아온 것이다.
평소대로라면 양동시장을 포함해 전담하는 농성동 등 일대를 일과시간 내내 돌아야 적재함이 모두 찼겠지만 이날은 명절 직후인 탓에 배출량이 두배 가까이 늘면서 일찍 포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쓰레기 수거 속도가 늦어졌다는 민원도 받고 있다. 최근 경남 양산시에서 미화요원이 쓰레기 수거차량 발판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의 여파다. 발판에 올라타 이동하며 수거해온 방식을 쓰지 못하게 되자 처리 속도에 영향이 생겼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불거진 수거 속도 문제와 명절 직후 쓰레기 배출량이 겹치면서 민원과 안전 사이 딜레마를 겪고 있는 셈이다.
정씨는 "서구시설관리공단이 소유한 대부분 수거 차량은 운전석과 적재함 사이 미화요원의 탑승 공간이 마련된 신형이지만 구형 수거 차량이 투입된 곳은 부득이하게 수거 속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골목 불법 주정차로 인한 수거 어려움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명절 직후처럼 수거량이 많은 시기에는 일과 시간 동안 보장된 두차례 각 30분 휴식 시간도 제대로 못쓰는 경우가 있다"며 "이밖에 명절 직후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경우가 잦다. 최선을 다할테니 보다 빠르고 위생적인 수거를 위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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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