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심위, '김여사 명품백' 최재영 청탁금지법 기소 권고

수심위, 17차 회의 열고 최재영 목사 안건 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기소…8 대 7로 의견 갈려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 공무집행방해 불기소
수심위, 청탁금지법 위반 성립 여부 집중 검토
기소 권고에 김여사 최종 처분 고심 이어질 듯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수심위는 24일 17차 회의를 마치고 공지를 통해 "수사팀과 피의자·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 최재영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제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수심위는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공소제기 의견이 8명, 불기소 처분 의견이 7명이라고 설명했다.

수심위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공소제기 1명, 불기소 처분 14명 의견으로,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또한 최 목사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선 만장일치로 불기소 처분 권고를 의결했다.

수심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17차 회의를 열고 8시간 가까이 논의를 이어간 끝에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계속,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안건에 대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수심위는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성립 여부를 집중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수심위 위원들도 수사팀과 최 목사 측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집중 질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3시간 동안 최 목사가 건넨 선물이 대가성과 직무관련성 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앞서 수사팀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고, 최 목사가 가방을 건네면서 김 여사에게 부탁한 내용들도 윤 대통령의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혐의 적용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최 목사 측은 2시간 20여분에 걸쳐 김 여사에게 명품백 등 선물을 제공한 데에는 청탁 목적이 있었으며 청탁 내용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이날 수심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 목사는 수심위에 앞서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탁금지법 위반은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며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며 "검찰이 준비해 온 자료들은 전문적 지식이 없는 제가 훈련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어하긴 역부족"이라고 했다.

최 목사 측은 이날 수심위 위원들에게 추가 영상 자료 등을 제출했다. 위원들은 최 목사 측 자료를 살펴보고 수사팀을 다시 불러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최 목사를 대신한 참석한 류재율 변호사는 수심위 발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직무 관련성은 어떤 내용의 청탁을 해서 인정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위원님들도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심위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김 여사 수심위와는 별도로 최 목사가 피의자 신분인 사건에 관한 내용만 안건으로 올랐다.

앞서 이 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수심위는 지난 6일 김 여사에게 적용될 수 있는 청탁금지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직권남용, 증거인멸,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모두 불기소 권고 의견을 냈다.

이에 최 목사는 수심위의 결과에 반발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고, 검찰시민위원회가 수심위 소집을 권고함에 따라 이날 별도 수심위가 개최하게 됐다.

수심위가 기소 의견을 권고하면서 김 여사의 최종 처분을 놓고 검찰의 고심이 깊어질 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찰은 이 사건을 이원석 전 검찰총장 임기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최 목사 수심위가 소집되면서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넘어온 상태다.

수심위는 검찰 수사의 절차 및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의결하는 제도다.

150~300명의 후보자들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선정된 위원 15명으로 안건을 심의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일치된 의견이 도출될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대검 예규에 따르면 검찰은 수심위 결론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꼭 결론을 따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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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