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전력자를 왜 솜방망이 처벌"…영월 '역주행 참사' 유족 절규

"한국에서 '흔한' 음주운전으로 가정이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해병대 부사관인 가해자, 음주 전력 있는데 왜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나"
"아이들이 아빠 언제 오냐며 매일 울면서 물어"…가족 모두 고통받아

지난 추석 연휴 강원도 영월의 한 터널에서 '만취 역주행'으로 숨진 30대 가장의 유족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영월 역주행 사고로 숨진 A(32)씨가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B씨는 지난달 30일 국회 전자청원에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관한 청원'을 올렸다.



B씨는 청원을 통해 "내 동생은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고, 사고 이틀 전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를 하며 아내, 두 아이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면서 "(그러나)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이 대한민국에서는 '흔한' 음주운전으로 너무나도 쉽게 무너졌다"고 비통해했다.

B씨는 "해병대 부사관인 가해자는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군 재판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고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인 그에게 왜 다시 운전대를 잡게 했나? 왜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술을 드시면 안 되는 아버지는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며 아픔을 달랜다"며 "올케는 얼굴과 발에 멍이 가득한 채로 친동생의 장례를 치렀고, (사고 차량에 동승했던) 장인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계신다"고 고통받는 가족들의 상황을 전했다.

B씨는 또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며 "(아이들과 올케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서울집에는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없기에 벌을 물을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 청원하는 것 뿐"이라며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음주 운전 처벌을 더욱 더 강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 27분께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월 2터널에서 카니발 승합차가 역주행으로 마주 오던 셀토스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30대 카니발 운전자 A씨와 가해자인 20대 운전자 C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또 카니발에 타고 있던 A씨 아내와 5·3세 자녀, 장인·장모 등 일가족 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셀토스 운전자는 현직 해병대 부사관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동영월교차로에서 사고 지점까지 4㎞가량 역주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혈액 감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0.08% 이상)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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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