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역4월에 집유 1년…"분륜남녀 잘못 상당"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상간녀 집에 가족들과 함께 찾아가 폭행과 협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 안현정 부장판사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공동폭행·공동협박·공동주거침입)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0대·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씨의 가족 B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C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6월 A씨의 남편 불륜 현장을 잡고 책임을 묻기 위해 상간녀 D씨의 집에 찾아가 D씨를 폭행하고 흉기를 이용해 반려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D씨의 집 밖에서 전화를 걸어 차량에 접촉 사고가 났다고 속여 밖으로 불러낸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A씨의 남편과 D씨는 5~6년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부장판사는 이들이 흉기로 협박한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도 법정에서 'A씨가 흉기를 들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등 범죄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주거침입과 협박, 폭행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안 부장판사는 A씨의 남편과 D씨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안 부장판사는 "D씨는 A씨의 슬하에 미성년 자녀들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A씨의 남편과 불륜관계를 지속하고 미성년 자녀들로부터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기회를 빼앗으려고 하는 등 피해자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D씨는 공판에 이르기까지 A씨에게 사과를 한 바 없고 '자신은 잘못을 한 게 없다'거나 'A씨의 미성년 자녀들이 어떻게 되든 알 바 없고 오직 자신의 고양이만이 중요하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A씨의 남편은 A씨와 피고인들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건장한 남성으로서 피고인들의 개문 요청을 거부하거나 물리칠 수 있음에도 A씨와의 이혼소송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무기로 사용하려는 미필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과거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홀로 미성년 자녀 2명을 양육하고 있다"면서 "범행은 A씨가 가정을 무너뜨리려는 불법행위자인 피해자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자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을 실현할 피해자의 책임 재산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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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