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윤 정부 출범 이후 채택률 분석
2022년 결과보고서 채택률 比 대폭 감소
정부, 국감 시정 처리건수도 50%나 급감
"국감서 논의된 모든 내용, 말로 끝나게 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해 국회의 결과보고서 채택률이 31.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 국회의 결과보고서 채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회가) 정부 부처를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실련은 윤 정부 출범 이후인 2022~2023년도 국회 16개 상임위원회의 결과보고서 채택 비율과 행정부 주요 부처 30개 기관의 시정 처리결과보고서 제출 비율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국회의 결과보고서 채택률은 31.3%(16개 상임위 중 5개 상임위만 채택)로 나타나 2022년(68.8%)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정부 기관의 시정 처리결과보고서 제출률도 조사대상 30개 기관 중 12개 기관으로 40.0%로 전년도(63.3%)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두 해 모두 결과보고서를 미채택한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3개 상임위로 확인됐다.
경실련은 국회가 이처럼 결과보고서 채택 권한을 활용하고 있지 않아 행정부의 시정처리 개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대상인 정부기관 30곳의 경우 2022년도 시정처리 개수가 2643건이었지만 2023년도 시정처리 개수는 1333건으로 줄어 49.6% 감소한 것이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과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면, 수정 내용을 명시한 정부의 시정 조치 결과 보고서 제출 의무도 사라지게 된다"며 "국회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모든 내용은 말로 끝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이런 상태에서 올해 치러지는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각 상임위원회가 정부 부처에 대한 감사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가 올바로 실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경실련은 올해 국정감사 10대 의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10대 의제는 ▲대통령실의 민생토론회 개최 ▲인사혁신처의 주식백지신탁 부실심사 및 고위공직자 불이행 문제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과 산자부의 RE100 등 글로벌 기준 대응을 위한 국가지원 ▲기재부의 재벌 대기업 감세 정책 문제 ▲농림부의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대책 ▲국토부의 8·8부동산 대책 전면 재검토 ▲전·월세 시장 정상화 ▲보건복지부의 지역필수공공의료 부족과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의사양성 문제 ▲보건복지부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한 연금개혁 ▲국토교통부의 층간소음 시공사 책임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국은 이날 경실련이 제시한 국정감사 과제를 전달받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노준호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국 부국장은 "당 정책위에 국정감사 의제들을 전달하고 각 상임위별로 감사가 진행될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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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