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태우 300억 비자금' 메모 검찰 고발…범죄수익환수부 배당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에 등장한 메모
환수위 "노 전 대통령 일가 범죄수익은닉"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언급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 비자금' 메모와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돼 검찰이 사건을 배당하고 기록을 검토 중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시민단체인 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가 '선경 300억' 메모와 관련해 노 관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를 고발한 사건을 범죄수익환수부에 배당했다.

환수위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보도자료를 내고 "노 관장과 김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범죄수익은닉죄'와 '조세범처벌법위반죄' 등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고발 사유를 밝혔다.

환수위는 고발장을 통해 "노태우 일가가 그동안 은닉해 오다가 이번에 노 관장이 스스로 세상에 공개한 것은 다름 아닌 감춰왔던 노태우 비자금"이라며 "노 관장의 진술과 김 여사의 메모들은 노 관장을 포함한 노태우 일가가 범죄수익을 은닉해 왔다는 결정적 증거라 할 수 있다. 반드시 국고로 환수해 사법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 범죄수익환수부는 불법행위 등 범죄로 얻은 수익을 추적해 국고로 환수하는 기능을 전담하는 부서로, 지난 2018년 서울중앙지검에 신설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희규 한국노년복지연합회장이 고발한 관련 사건도 범죄수익환수부에 배당된 바 있다.

'선경 300억' 메모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 당시 노 관장이 제출한 모친 김옥숙 여사의 메모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상당 규모가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선경그룹이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최 회장 재산 형성 과정에 노 관장이 기여한 부분을 인정했으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는 1심의 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보다 20배 가량 급증한 규모다.

검찰은 2건의 고발을 같은 부서에 배당하고 사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