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 혐의 적용될까…이르면 내주 결론
여권 우려도…수심위 개최 가능성 낮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사건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김 여사 불기소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여당서 '납득할 만한 결과'를 촉구하고 나서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막판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 7월20일 김 여사를 비공개 방문 조사한 뒤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도 지난 9월7일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해당 사건 수사가 3년 넘게 이어진 데다 최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항소심 판결까지 나오면서 검찰이 이르면 다음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방조 혐의를 적용하려면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주가조작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고,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직간접적인 행위를 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여사가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동원됐다는 본인 명의 주식계좌에 대해 '직접 운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검찰이 김 여사가 시세조종 행위를 했는지 규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주범인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권 전 회장에 대한 1·2심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김 여사 명의 계좌 3개가 2010~2011년 주가조작에 쓰였다고 인정했다.
다만 주식 거래 방식과 작전 세력과의 공모 여부 등을 볼 때 김 여사가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주(錢主) 손모씨와 다르게 봐야 한단 의견도 있다. 손씨는 주가조작 '선수'였던 김모씨에게 주가 정보를 받는 등 소통했는데, 김 여사는 권 전 회장 등에 주식 매매를 일임했다.
방조범들이 시세조종 관련 내부 정보 등을 이른바 주가조작 '2차 시기' 주포(총괄기획자)와 직접 주고받으며 범행에 가담한 정황도 발견됐다. 박지원 의원실이 제출받은 공소장 변경 요청서에 따르면 2차 주가조작 주포 김씨가 증권사 직원에게 "도이치에서 들어온다고…오늘 매도 대금으로 내일 보도자료 나가면서 쏴올릴꺼에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주가 조작 정황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에 대해 주가조작 범행 시기와 무관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2021년 수사팀이 확보해 이미 법원에 제출한 증거로 검토를 마쳤단 입장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법사위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지금 문제가 되는 각종 단독 보도 내용들은 2021년 10∼11월경에 전부 수집돼 있던 자료이고 이를 숨기거나 감춘 게 아니라 법정에 증거로까지 제출됐다"며 "충분히 기소가 가능하다면 왜 2021년 수사 때 처리를 못했을까.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공범 같은 경우 '주식에 투자하라'고 하고, 다투는 등 소통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확보돼 있다. 최소한 주가조작을 하는 걸 인지했단 얘기"라며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했다는 걸 알았다는 증거가 드러난 게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여권 일각에선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경우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기소 여부에 대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판단을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수심위를 거쳐 지난 2일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사건 관계인인 김 여사 본인이 신청할 가능성이 낮고, 이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도 없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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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