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서 물건을 훔치다 발각되자 차량으로 도주 중 사람을 들이받은 8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 강도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8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10월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사장에서 상수도 밸브를 훔치던 중 현장소장 B씨에게 발각되자 그를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당시 밸브를 몰래 훔쳐 달아나려던 중 이를 목격한 B씨에게 발각됐다. B씨는 수차례 물건을 가져가지 말라고 말했지만 A씨는 이를 무시하고 차량으로 공사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이후 B씨는 A씨를 저지하기 위해 차량 앞을 몸으로 가로막았지만 A씨는 B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목과 허리 부분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나흘 전에도 같은 현장에서 맨홀과 철근 등의 건설자재를 훔쳐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B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부터 차량에 부딪혀 목 등을 다쳤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며 "피고인도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하던 중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정상을 모두 참작해 형을 정했으며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액과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모두 원심의 양형판단에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과 모든 양형 조건을 참작해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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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