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부시장, 개국이래 처음 '특급' 진행료 적용
특급진행료에 10분당 1만원 더 지급…'전관예우?'
한국어 진행에 통역 이중지출 일부 청취자 떠나
GGN"이중언어 정책…아침방송 고려 높게 책정"
김광진 전 문화경제부시장이 글로벌광주방송(GGN·옛 광주영어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례적으로 많은 출연료를 받고 있어 논란이다.
27일 GGN에 따르면 김광진 전 광주문화경제부시장은 올해 7월 말부터 신설 시사프로그램 '김광진의 오마이 광주'의 진행을 맡고 있다.
김 전 부시장의 일일사회(MC)료는 10분당 5만원이다.
그러나 GGN 일일 사회료 지급기준 규정에는 '인기도와 전문성을 고려해 특별히 우대하는 사람'에 해당하는 '특급' 진행자에게 10분당 최고 4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전 부시장은 현재 GGN이 일일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을 수 있는 '특급' 등급이다. '특급' 진행료 적용은 GGN 개국 이래 일일 진행자로는 처음인데 다가, 지급 기준보다 1만원 더 지급한 것이다.
김 전 부시장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평일 출근시간대 아침 1시간씩 방영하고 있다. 김 전 부시장은 출연료로 하루 30만원, 한달(평일 23일) 기준 690만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반면 또 다른 지역 라디오 방송의 경우, 일일 프로그램에서 방송 경력이 20년 이상의 베테랑 사회자의 출연료는 한달 300만원에 못 미친다.
방송계 관계자는 "진행자가 경력이 많더라도 사실상 지역 방송 제작 예산 등을 고려하면 특급 규모의 출연료를 지급하기는 어렵다. 특급 적용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주요 청취층이 어학 학습을 원하는 시민과 어학 장벽에 정보접근이 쉽지 않은 다문화 가정인 GGN이 한국어만 사용하는 사회자를 투입한 것 역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부시장은 한국어로만 프로그램을 진행, 영어 통역사에게 회당 10만원이 더 투입돼 출연비용 지출 부담이 더 크다.
출근길 영어방송의 고정 청취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어 방송에 거부감을 느끼며 주파수를 돌리고 있고, 청취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프라임 타임'에 한국어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 자체가 당초 GGN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GGN은 매년 광주시로부터 전체 예산의 70~80%에 해당하는 출연금 20억여 원을 받아 방송 제작·인건비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시민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방송사가 김 전 부시장에게만 이례적인 출연료를 지급하는 것은 '특혜'이자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GGN은 규정에 따라 여러 여건을 고려해 추가 출연료를 책정, 지급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전 부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출연진도 방송 여건이 힘들 경우 지급표보다 추가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제작비 제11조(제작비 책정 및 조정)는 방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별도의 제작비를 정해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장의 재량에 달려 있는 만큼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GGN 관계자는 "별도 제작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10분당 1만원을 더 추가 지급한 것"이라며 "시사에 능통하면서 매일 아침 출연, 라디오와 유튜브를 동시 방송할 수 있는 출연자를 찾다 보니 금액을 높게 책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영어 100%진행 대신 언어 장벽을 낮추고 외국인에서 나아가 많은 시민으로 청취자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논란에 대해 김광진 전 광주문화경제부시장은 "출연료는 GGN 책정기준에 따라 정해진 것 같다. 과거 서울에서 방송한 것과 비교하면 과도한 출연료가 책정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부시장은 19대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 광주 문화경제부시장을 역임한 직업 정치인이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강기정 광주시장과의 인연으로 광주시 부시장을 역임했다가 올해 4월 총선 출마로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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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본부 정병철 보도국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