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을 노려 조직적으로 대출을 중개하고 막대한 수수료를 받아 챙긴 일당이 무더기 검거됐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0일 불법 대출 중개 대가로 고율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사기)로 총책 50대 남성 A씨 등 2명을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A씨 일당에 가담한 조력자·대출 신청인 등 13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 중 118명을 먼저 검찰로 넘겼다.

A씨 일당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인터넷 배너 링크 광고를 통해 대출을 원하는 희망자들을 끌어모아, 금융기관에서 손쉽게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대출 알선 1건당 최대 20%의 수수료를 챙겨 3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금융기관 이용 경험이나 관련 지식이 부족한 20대~30대를 노려 조직적으로 불법 대출 알선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미리 공모한 사업장에서 발급한 소득 증명을 만들어주거나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도 마치 자신들의 도움으로 대출이 실현된 것처럼 속였다.

A씨 일당이 중개 또는 알선한 대출 건수는 3500여 건, 대출 규모로는 총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대출을 원하는 피해자를 끌어들일 홍보책, 대출 알선 상담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은 대출 희망자들을 끌어모으고자 거액을 들여 인터넷 누리집 곳곳에 배너 주소 링크 광고까지 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대출 신청인의 재직 증명을 확인할 때 다수의 차명 전화(대포폰)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중개 수수료 역시 차명 계좌(대포통장)을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 일당으로부터 속은 피해자의 90%가량은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었다. 경찰은 이들 중 상당수는 A씨 일당의 조력 없이도 정상 절차를 거쳐 충분히 원하는 금액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마치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거나 간편하게 대출이 실현되도록 역할하는 것처럼 꾸며 조직적인 불법 대출 중개 범행을 벌였다. 어떤 방식이든 대출 중개는 현행 법상 불법이며,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대출 신청인에게 전가하는 민생 침해 범죄에 해당한다. 추가 피해 규모와 여죄를 규명하는 등 끝까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