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복원성 상실에 끼친 영향 중점 수사 계획
"아직 사고 원인 확정 짓지 못해…다각도 수사"
제주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금성호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해경이 평소보다 어획량이 많았다는 구조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많은 어획량이 배의 복원성 상실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9일 오전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구조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온 유의미한 자료는 모든 진술에서 평소보다 어획량이 많았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구조자들은 공통적으로 사고 당시 3~5회 작업할 양을 어획했다고 진술했다.
평소 한 차례 양망해서 거둬들인 어획량의 3~5배에 이르는 양인데, 당시 금성호가 그물이 묶여 있던 선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과정에 이 부분이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과장은 "운반선이 한 번 운반할 때 약 200t 정도를 운반한다"며 "한 차례 운반선으로 어획물을 옮긴 뒤 그 다음 운반선이 바로 대기하고 있었다는 걸 보면 많은 어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사고 원인을 확정 지을 순 없다"며 "찰나에 순간적으로 복원성을 잃어버린 이유에 대해 다각도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성호는 사고 당시 어획물을 한 차례 운반선으로 옮긴 뒤 두 번째 운반선을 기다리다 복원성을 잃고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이날 해수유동예측시스템 결과를 토대로 수색 구역을 37㎞×19㎞로 확대해 수색을 이어간다. 함정과 어선 53척, 항공기 9대를 동원하고, 해경, 군, 소방, 경찰, 제주도 등 400여명이 도보와 드론을 이용해 해안가 수색을 병행한다.
특히 해군 구난함이 ROV(원격조종 수중로봇)를 활용해 침몰 선박의 정확한 위치와 형태를 확인하고, 사고 위치 주변의 해저를 수색할 예정이다.
민간 구난업체의 크레인 바지선도 사고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바지선은 10일 늦은 오후에서 밤 사이 도착할 것으로 해경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전 4시31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대형선망어선 135금성호(129t·승선원 27명)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선장 배모(58)씨를 포함한 선원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실종된 상태다.
한국인 선원 6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9명 등 15명은 인근 해상에서 함께 조업하던 선단선 103금성호와 12금성호에 의해 구조됐다. 이 중 한국인 선원 주모(56)씨와 한모(53)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135금성호는 최초 사고해점으로부터 북동쪽 약 370m 떨어진 곳에서 수심 80~90m 아래로 침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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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