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하면 또 서로 공격 방어하게 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국민의힘 경선 16번 했지만, 그 토론 뭐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토론 대결이 정책 검증 대신 비방전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하에 나온 것으로 당내 경선 토론이 비생산적이었다는 윤 후보의 회의적인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진행자가 "이재명 후보와 경제 정책에 대해서 이런 형태의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하실 수 있는 그런 시간을 한번 주시면 지금 대선전의 분위기가 훨씬 더 정책적으로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민생에 집중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해봤다"고 양자 토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윤 후보는 "토론을 하면 또 서로 공격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 해보니까 자기의 생각을 얘기하고 그거를 우리 시청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그런 기회가 많아야 되지, 이게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은 이게 싸움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
이어 "제가 볼 때는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 그래도 이 나라의 공적인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는데 그 사람의 어떤 사고방식이나 이런 것을 검증해 나가는데, 저는 이 토론이라는 게 이렇게 정책 토론을 많이 한다는 게 별로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경선 16번 했지만, 그 토론 뭐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손바닥 왕(王), 정법강의 유튜브 논란 등으로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면서 토론 자체에 회의감을 가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토론 자체가 민주당에 비해 횟수는 많았지만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누렸던 이유도 경선의 성공요인으로 꼽혔던 TV토론이 상당부분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위 발언은 모순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한 달이상 지났지만, 아직까지 대표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정책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후보와의 토론에 부담감을 갖고 이를 토론에 대한 불신감으로 대신 피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3일 호남에서 "민주당은 들어갈 수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윤 후보는 논란이 일자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입당할 당시 국민의힘이 아홉가지를 다 포용하기엔 미흡한 점이 있어 '부득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에 "처갓집 비리가 결정적 변수가 되는 판에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당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