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3일 팔달산→광교 이사, 24일 입주
"굿바이, 팔달산 경기도의회."
21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 자락에 위치한 경기도의회는 이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광교신청사 개청을 사흘 앞두고 시작된 이사, 오는 23일까지 5t 트럭 120대가 동원돼 대대적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은 바쁘게 움직이며 쌓아놓은 짐을 다시 확인했다.
일주일 전부터 도의회는 이사를 준비했다. 각 층 복도마다 각종 서류가 든 박스가 쌓이고, 당장 필요치 않은 비품도 차곡차곡 모아 포장했다. 신청사로 가져갈 수납장이나 책장에는 옮길 위치와 담당자가 적힌 스티커가 붙었다.
이사 용역업체 직원들은 초록색 카트를 끌고 와 쉴 새 없이 이삿짐을 날랐다. 전자제품, 의자, 책상 등 물품이 1층으로 몰려내려왔다. 29년이라는 세월 동안 쌓인 물품이 하나둘씩 빠졌다.
1993년 2월 3대 의회부터 29년 동안 팔달산 자락에서 '지방자치 발전의 중심'이 됐던 도의회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직원들은 신청사로 들어가는 설렘보다 오랜시간을 보냈던 구청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17년 동안 의회에서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청사가 언덕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할 때 힘들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이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섭섭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점심식사 뒤 팔달산 산책로를 걷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신청사는 도시라서 자연을 만끽할 기회가 줄어들어 아쉽다. 10년 넘게 일하면서 이곳에 익숙해졌는데 다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오전 11시께 첫 번째 트럭에 짐이 가득 찼다. '경기도의회, 광교 신청사로 이사갑니다'라고 써 있는 현수막이 붙은 트럭이 힘차게 출발하면서 도의회의 '새 출발'을 알렸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수원7)과 이계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떠나는 트럭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었다.
장 의장은 "이곳 효원로 청사에서 1993년부터 30년 동안 의정활동이 진행됐다. 저도 12년째 이곳에서 의원생활을 하면서 조례도 만들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라는 결실도 거뒀는데 막상 떠나려니 아쉬움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진정한 자치분권 2.0시대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더 밝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라고도 했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29년 동안 이어온 팔달산 청사를 뒤로하고, '광교 신청사 시대'를 연다. 도의회는 오는 24일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86 일원 광교신청사에 입주한다.
2월 7일부터 시작되는 새해 첫 임시회를 신청사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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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