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경기 용인시 반달가슴곰 탈출 사건 당시 허위신고
재판부 "동종 범죄 3차례 벌금...각 범행 사안 크고 중해"
지난해 7월 경기 용인시의 한 곰 사육 농가에서 벌어진 ‘반달가슴곰 탈출’ 사건 관련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곰 한 마리가 탈출했음에도 두 마리가 탈출했다고 허위 신고한 농장주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이광헌 판사는 10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동물보호법 위반,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농장주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또 이 사건 관련 조합과 주식회사에 각각 벌금 8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하고, A씨로부터 반달곰 2마리 몰수 명령을 내렸다.
이 판사는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공무집행 방해 사안이 크고 중하다"면서 "또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3차례 벌금 전력이 있으며 이 사건도 동종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던 중 발생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6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의 한 곰 사육농장에서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탈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마리가 사라졌다고 부풀려 허위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시와 환경부는 A씨의 신고로 포획팀을 꾸리고 수색에 나서 2시간여 만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발견해 사살했으나, 다른 한 마리 행방이 묘연해 소위 ‘지리산 곰 전문가’로 불리는 국립공원공단 남부보전센터 소속 연구원과 수의사, 전문 포수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그럼에도 3주 동안 다른 곰 한 마리의 흔적을 찾지 못했고, 결국 같은 달 26일 경찰이 해당 농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탈출한 반달가슴곰이 2마리가 아닌 1마리였다"는 A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곰 탈출 사태가 일어나기 전 이미 곰 한 마리를 불법 도축한 것을 숨기기 위해 이같이 신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불법 도축한 혐의로 재판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0년 6월 다른 반달곰들이 보는 앞에서 곰쓸개 등을 채취하기 위해 반달곰을 도축하고, 웅담을 채취한 뒤 사체를 폐기 처분하지 않고 지방, 곰 발바닥 등을 추가로 채취한 혐의(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및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고, 이후 같은 해 10월 진행된 항소심 역시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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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