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야산서 발견 지하시설 "日 군항공기 연료 보관창고 추정"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군비행장 부속시설 잇따라 발견"
"정부·지자체가 용도·목적 조사해 교육용으로 활용해야"

광주시 중앙공원 인근 숲속에서 발견된 지하시설(벙커)이 일제시대 '군항공기 연료 보관 창고'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등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중앙공원 인근 숲속에서 발견된 지하시설 현장답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하시설은 주택가에서 도로를 건너 50m 정도 떨어진 숲속에 위치해 있었다. 나무와 풀 등이 조성돼 있어 먼발치에서는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풀숲을 헤치고 발견한 입구는 철구조물로 막혀 있었다. 또 철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내부는 동굴형태로 길게 뻗어있었으며 레이저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깊이 43m로 추정됐다. 




단체는 "토사 등의 붕괴 위험이 있어 내부로 들어 갈 수 없다"며 "일제시대 일본군은 패전을 앞두고 광주에 해군항공기지 비행장을 만들었는데 최근 발견된 지하시설은 비행장의 부속 시설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만들어졌던 '광주항공기지일반도' 지도 자료에도 '연료창'이라 쓰여있다"며 "항공유를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발견된 시설은 일본 해군이 따로 운영하던 해군항공대 관련 시설이다"며 "일본은 패전을 앞두고 미군의 상륙에 대비해 육군과 해군이 경쟁적으로 비행장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광주에는 비행장 관련 시설은 없지만 연료창고 탄약창고 등 부속시설이 남아있어 시민들에게 발견되고 있다"며 "비행장 조성 이후 전쟁이 끝나면서 국군이 인수했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지금까지 잊혀진 상태로 세월이 흐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견되는 시설에 대해 한국 사회의 관심이 높지 않았고 2000년대 지나서야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정확한 용도, 목적 등을 연구해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해 6월에도 옛 505보안대 터에서 일제시절 일본군 지휘소로 추정되는 지하벙커 2곳이 발견돼 일반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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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