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세차례 ICBM 시험발사한 북한으로선 위장 필요성 없어
탄도미사일로 통신 시험은 이례적…위성 개발 아직 초보단계
미국과 독일의 전문가들이 북한이 정찰 위성 개발을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관련기술이 실제로 실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미일 군 당국은 북한의 최근 2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모두 탄도미사일 시험으로 규정하고 규탄했었다. 정찰위성 발사기술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술은 거의 동일하다. 발사체 윗 부분에 위성을 싣느냐 탄두를 싣느냐의 차이만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군사 목표중 하나로 제시했었다. 반면 지난 1월 노동당 회의애서 핵실험과 ICBM 시험 중단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지상과의 교신 역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몇 가지 시스템을 시험하는 중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27일 발사 직후 "지상과 미사일 사이의 통신"을 시험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발사된 미사일에 장착된 카메라를 회수할 수 없는 상태에서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의 데이터 송수신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우주 궤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비행체와 통신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일에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를 했다면서 "위성 자료 송수신 및 조종 지령체계와 여러가지 지상 위성 관제 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하였다"고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공개된 사진은 조악한 수준"이라며 "시험발사는 카메라 지원시스템을 점검한 것이고 실제 우주 발사체에는 훨씬 우수한 카메라가 장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SY애널리스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은 원하는 사진을 얻는 데 필요한 로켓의 자세제어 기술을 어느정도 갖고 있다"며 "미사일이 마구 회전하지 않도록 제어해 발사장소인 한반도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찰위성용 카메라를 탄도미사일에 장착해 성능을 점검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루이스 소장은 "김정은이 내년쯤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시험은 위성에 설치할 카메라 작동 시스템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지만 다소 이상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위성을 궤도에 올려 시험하지만 북한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런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윌리엄스 부국장도 "태양전지판과 광학 장치를 갖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이를 위해 탄도미사일을 사용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러박사는 "탄도미사일에 카메라를 달아 사진을 전송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있다"고 밝히고 북한은 지난 1월30일 발사한 화성-12형 미사일에도 카메라를 장착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빌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중일 것이라는 관측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19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는 ICBM 시험이 아니었다. 위성을 화성-15형에 탑재해 발사한다면 그건 위성발사를 가장한 ICBM 시험발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소장도 "북한은 이미 ICBM을 3차례 발사했고 다탄두 탑재 ICBM을 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북한이 굳이 정찰위성 개발을 명분삼아 ICBM 발사 시험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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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