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35층 룰' 폐지로 재건축 사업성 개선
수변 공간 재편…한강 및 4대지천 등 활성화
애물단지 지상철은 지하로…주민 삶의 질↑
서울시가 2040년 서울의 청사진을 그리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을 내놓으면서 어디가 수혜지역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강변과 중심업무지구 이외에도 수변 중심 공간 재편과 지상철 지하화 등으로 주거여건이 개선되는 지역이 여러 곳이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40 서울플랜'으로 인해 압구정동, 이촌동, 여의도, 성수동 등의 개발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시 전역에 일률적으로 '35층 높이 기준'을 적용해 왔는데, 앞으로 유연하고 창의적인 스카이라인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의 사업성 개선이 기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뚝섬유원지에서 잠실 쪽을 보면 칼로 두부, 무를 잘라 놓은 듯한 높이가 똑같은 아파트 단지를 꽤 볼 수 있다"며 "광진구 쪽을 보면 높낮이가 조화롭게 배치된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그런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내 61개 하천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한강뿐 아니라 안양천·중랑천·홍제천·탄천 등 4대 지천 및 소하천 지류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한강은 여의도·압구정 등 한강변 대규모 정비사업과 연계해 계획 단계부터 수변과 도시공간 간 경계를 허문다. 4대 지천은 특화거점을 찾아 명소로 조성하고 배후주거지와의 접근성을 높여 수변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강 등 수변과 주거지의 네트워크 강화로 여의도·압구정 등 한강변 대규모 정비사업과 연계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안양천·중랑천·홍제천·탄천 등 4대 지천 일대도 특화거점 중심의 명소화로 이를 연계할 개발호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지상철이 지하화되는 지역은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지상철은 그동안 도시공간을 단절시키고 소음·진동으로 지역 활성화를 막는 애물단지로 취급돼 왔다. 지상철 대부분이 서울 중심지를 관통하고 있는데, 이를 단계적으로 지화화함으로써 다양한 도시기능을 제공할 새로운 활력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취지다. 철도는 지하로 들어가고, 그 위를 공원과 편의시설로 채워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대다수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한강변 '35층 룰' 폐지보다 더 직접적으로 수혜를 체감할 수 있는 계획이 바로 지상철의 지하화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한강변을 35층으로 짓나, 50층으로 짓나 일반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지역"이라며 "상계역 등은 현재 지상철 구간인데, 지하로 운행하면 큰 호재가 되는 만큼 이런 지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철도 선로부지와 차량기지는 101.2㎞, 4.6㎢에 달한다.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중앙선, 경춘선 등은 국철이라 중앙정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함 랩장은 "정부와의 논의구조 마련 등 장기적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 내 지상철도 주변지들은 향후 차량기지 지하화 및 지상 공원화, 입체복합개발 추진 기대감이 클 전망"이라며 "현실화된다면 제2의 경의선 숲길 탄생으로 주변 상권 재편과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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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