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만원 안되는 군납 귀마개로 난청배상금 수십억 달러 배상 직면

미 퇴역군인들, 플로리다 기반 소송…전국 단위 통합
활성사례만 10만여건…추후 10만여건 더해질 수도

미국의 장비 제조업체 3M(쓰리엠)이 군용품으로 납품한 귀마개로 인한 배상 위기에 몰렸다. 소비자가 1만원이 안되는 귀마개 때문에 수십억 달러를 물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쓰리엠이 퇴역 군인 소송에 이어 군납 귀마개를 둘러싼 법원 명령의 합의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0만명 이상의 미군 참전용사는 쓰리엠에 군납 귀마개 결함으로 인한 청력손상을 입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가 귀마개 한 쌍을 구입한 비용은 7.63달러(약 9800원)지만, 소송으로 인한 합의 또는 재판에 따라 처리해야 할 비용은 수십억 달러가 예상된다.

이번 소송은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시작해 전국 단위로 퍼져 통합됐다. 10만7000건의 사례가 있으며 신고수수료를 납부하고 다른 조처를 할 경우 소송이 활성화될 수 있는 추가 사례는 12만7000건이다.

쓰리엠은 귀마개가 군인들이 적절한 훈련을 받고 의도된 대로 사용할 때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정부 계약자 방어라고 알려진 법적 보호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공급자가 정부 요청 제품을 제조하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쓰리엠 측 변호사인 에릭 러커는 쓰리엠 귀마개가 계속 새로운 버전을 내놓았고 미군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제품은 정말 효과가 있다. 군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 변호사 브라이언 아일스톡은 군인들이 이 제품을 사용한 후 청력 손상과 이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나쁜 귀마개다. 대부분의 배심원은 증거를 보고 손해배상을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처음 군에 입대할 때 청력검사를 받고 이후 연례검사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그들의 청력 손상 여부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군인들의 청력 손상이 귀마개 결함 때문인지, 귀마개를 충분히 착용하지 않은 것 때문인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이유 때문인지 여부다.

앞서 쓰리엠은 2018년 7월 결함을 밝히지 않고 군에 귀마개를 판매했다는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91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쓰리엠은 어떠한 잘못이나 책임도 부인했다고 WSJ은 전했다.

쓰리엠에 따르면 미군과 다른 군부대는 2000년대 초부터 2015년까지 약 3200만 달러 상당의 귀마개를 구입했다. 지난해 쓰리엠의 총수익은 353억6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해결이 안 돼도 소송 수수료가 쌓이고 있다. 올해 첫 3개월 동안 쓰리엠은 귀마개 소송과 산업용 마스크 관련 오래된 소송에 관한 비용을 63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 이 사건들에 대한 법적 비용은 2억4900만 달러였다고 쓰리엠은 밝혔다.

쓰리엠은 다음달부터 귀마개를 사용한 군인들을 대표하는 변호사들과 법원 명령 관련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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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