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영장실질심사 출석해 혐의 부인 발언
檢 "변호사 면허없이 자문 제공하고 대가"
5월16일 피의자 조사…밤시간 구속 결정될듯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는 민유성(68) 전 산업은행장이 14일 구속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민 전 은행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당초 이날 3시30분으로 예정됐던 심문은 법원 측의 사정으로 오후 4시에 진행됐다.
이날 오후 3시43분께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한 민 전 은행장은 신동주 전 롯데그룹 부회장을 도와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198억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진 198억원을 받은 이유와 변호사법 인지 여부 등을 캐묻는 취재진의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지난 11일 민 전 은행장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 나무코프 회장직을 맡고 있는 민 전 행장은 2015~2017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당시 변호사 자격이 없음에도 법률 사무를 제공하고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돈을 받고 법률 자문 등의 업무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신 전 부회장과 자문 계약을 맺고,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그룹 관련 형사 및 행정사건의 계획을 수립하고 변호사 선정 및 각종 소송 업무 총괄, 증거자료 수집 등을 진행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 측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계좌로 198억원의 자문료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민 전 은행장은 신 전 부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뒤 일방적으로 자문 계약을 해지했다며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그의 법률자문 내용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민 전 은행장은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2심은 그가 행한 법률 사무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자문 계약 역시 무효라고 봤다.
검찰은 지난 5월16일 민 전 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심리를 거쳐 이날 밤께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