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기부 부지 협약서 공개결정…전남도 '상고냐 공개냐 고심"

광주경실련, 협약서 공개 거부 위법하다 소송 제기해 승소
1·2심 법원 "경영·영업상 비밀 아냐" 협약서 내용 공개 판결
1심 판결 "부속합의서 존재하지 않아" 일부 의혹 해소돼
전남도, '협약서 공개 vs 대법 상고' 놓고 법률자문 진행 중

전남도가 ㈜부영주택과 체결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부지 기부협약서' 내용을 공개하라는 1·2심 법원 판결 이후 '대법원 상고냐 공개냐'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해당 협약서는 2019년 8월20일 서울 부영빌딩 대강에서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학교법인에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골프장(CC) 40만㎡를 캠퍼스 부지로 무상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지 무상기부 약정식'을 근거로 체결됐다.

기부 약정에 따라 부영주택은 한전공대 학교법인에 나주부영CC 전체 부지 72만21.8㎡(21만7806.5평) 중, 56%에 해당하는 40만㎡(12만1000평)를 무상 제공했다. 이는 한전공대 캠퍼스 설립 부지의 100%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후 광주경실련은 부영주택이 골프장 잔여지 35만㎡를 녹지에서 아파트 신축이 가능한 제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나주시에 신청해 추진하자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협약서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부영주택은 부지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 아파트 5000여 가구를 신축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자 '무상 기부를 빙자한 조건부 특혜 제공이다'는 비판 여론과 함께 '성업 중이던 멀쩡한 골프장의 절반을 국가 미래 에너지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한 만큼 그 정도 대가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옹호 여론이 충돌하기도 했다.

광주경실련의 협약서 정보공개 청구에 전남도와 나주시는 "정보공개법상 민간기업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고, 한전공대 설립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광주경실련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 결과 1심 법원은 "협약서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에서 정하는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며 광주경실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또 "부지 증여 사실이 이미 공개돼 경영·영업상 비밀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 과정에선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특혜성 약정이 포함된 '부속합의서'는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일부 의혹이 해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남도와 나주시는 '비공개 결정 유지'를 위해 1심 판결에 불복해 광주고법에 항소를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1심 원고 일부 승소 판결 원심을 유지했다.

전남도는 원고가 1·2심 모두 승소하자 현재 대법원 상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고문변호사 법률자문에 이어 관련 부서 간 회의를 통해 방향 결정을 논의하고 있다.

늦어도 오는 22일 이내 '대법 상고' 또는 '협약서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법원 판결에 따라 협약서를 공개하기로 결정되면, 그간 유언비어에 대해 전남도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투명한 내용 공개를 통해 각종 의혹을 적극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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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