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자례 전화…일괄적으로 사직서 받으라했다"
오거돈 전 시장측 "직권남용 등 혐의 부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통화했을 당시 워낙 큰 소리로 말씀을 하셨고 굉장히 공포감과 두려움을 느꼈습니다."(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당시 시 기획관리실장)
8일 오후 2시 부산지법에서 열린 '오거돈 블랙리스트' 첫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2018년 7월 오 전 시장 취임 초기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공공기관 임원 사직 종용과 관련, 오 전 시장과 통화했을 당시 심정에 대해 검찰이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오 전 시장과 박모 전 시 정책특별보좌관, 신모 전 시 대외협력보좌관 등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시장은 오 전 시장과 함께 기소된 박 전 보좌관에 대해 "저한테 전화를 여러 차례 하면서 공공기관 관련해서는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받으라고 했다"라면서 신 전 보좌관에 대해서도 "나한테 오 전 시장 취임 이전에 사직서를 받아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포감을 일으킬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증인은 검찰 조사 당시 박 전 보좌관과 신 전 보좌관이 점령군처럼 행세하면서 시정과 인사를 가지고 놀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부산시의 시정과 인사를 강압적으로 좌지우지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는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이 부시장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시 내부 인사, 각종 주요 사업의 전반을 다 관여했다"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 등 세 사람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시 산하 6개 공공기관 임직원 9명으로부터 사직서를 받는 등 직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피고인들이 출석하는 첫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은 당선 이후 피고인들과 공모해 2018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부산시설공단, 벡스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복지개발원,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부산경제진흥원 등 기관에 강제로 사직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직권남용을 행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전 시장 변호인 측은 "피고인들과 공모를 하지 않았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 "오 전 시장이 피고인들로부터 사직서 수리에 관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벡스코의 경우에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피곤인에게 인원에 대한 사퇴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다"면서 "복지개발원 등의 경우 취임 이전에 사표가 이미 제출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두 번째 증인으로 허남식 당시 시 재정혁신담당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오 전 시장은 부산시장 재임 당시 자신의 보좌진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후 징역 3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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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