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응체제 돌입"…80년 만의 폭우에 건설현장 '초비상'

건설사들, '비상대응반' 운영…실시간 대응·시설물 보강
지하·야외 작업 최소화…사고 위험 공간 출입 전면 통제

 "비가 많이 내린다는 소식에 사전에 배수로를 점검하고, 위험 예상 구간에 출입을 전면 금지시켰어요."

9일 경기도 과천의 한 아파트 현장소장은 "집중호우로 공사현장 펜스가 무너질 우려가 있어 사전에 보강작업을 했지만, 밤새 쏟아진 비에 일부가 무너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듣고 만만의 준비를 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현장 일부가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현재 지하 공간 작업장에 대한 출입을 모두 금지하고, 배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에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건설현장이 초비상이다. 건설사들은 태풍이나 강풍, 폭우 등이 기상 악화가 예보되면 배수로를 점검하거나 시설물 보강작업 등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폭우 상황에 따라 등급별 작업 범위를 두고 현장 운영 중이다. 시간당 100㎜ 이상의 강수량에는 현장별로 작업을 중지하고, 현장 내 차량운행 금지 등 시행하고 있다. 또 기상예보 발효 시 실시간 대응을 위한 상황실 및 비상 근무체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상예보가 발효되면서 실시간 대응을 위한 상황실과 비상 근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집중호우 시 예상 침수지에 대한 대책과 현장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과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폭우가 예상되면 배수 펌프 준비와 대형 방수포 설치, 배수로 점검 등 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또 폭우가 내릴 경우 야간 비상 근무 체계도 운영한다.

또 다른 건설사들은 악천후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비상대응반'을 운영한다. 포스코건설은 여름철 폭염, 호우 및 태풍으로 인한 인명·시설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고안전책임자(CSO) 산하에 '혹서기 비상대응반'을 조직·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혹서기 비상대응반은 전국 기상 상황 모니터링과 현장 Alert 제공 등의 지원팀, 비상 상황 발생 시 핫라인 운영하고 있다"며 "현장지원을 하는 대응팀, 현장별 폭염, 호우, 태풍 대응현황 점검, 관제센터 내 폐쇄회로(CC)TV 활용해 상시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점검팀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침수예상 지역의 토사 유출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토사 유출을 대비하기 위해 흙막이를 점검하고, 폭우로 인해 토사가 유출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강화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작업·안전관리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통해 침수지역 작업 시 감전과 익사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안전 표지판 설치, 구명환을 비치하도록 하는 등 안전을 위한 작업절차를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피해 예방 조치에도, 시간당 50~1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수도권 공사현장 곳곳에서 토사가 유출되거나 옹벽 등이 무너지기도 했다.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1구역 재개발사업 아파트 건설현장에선 토사가 유출돼 1개 차선이 흙탕물로 뒤덮였고, 현재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건설사들은 현장마다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긴급 보수 작업을 진행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주 내내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건설현장에 대한 공사 중단 조치를 내리고, 야외 작업 최소화, 시설물 추가 보강 조치 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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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