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뜻 받들겠다"
"소주성 등 잘못된 경제정책 폐기…상식 복원"
"노사 문제, 합법적 노동운동은 최대한 보장"
"폭등한 집값 전셋값 안정…주거복지 강화 노력"
"한미동맹 정상화, 대북 확장억제 공고히 구축"
"한일 과거사 문제 원만하고 빠르게 해결될 것"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분골쇄신'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쓴소리도 경청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오전 10시 정각에 시작된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됐던 40분을 넘겨 54분간 진행됐다. 21분간 모두발언을 하고, 33분간 11개의 질문에 답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관훈토론에서 언론인 여러분 앞에 자주 서겠다고 약속드렸다. 질문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을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국정운영 방향보다는 지난 100일간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 정책을 폐기했다"며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상식을 복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말 기준 정부는 1004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관리하고 있고, 이중 140건은 법령 개정 등 개선 조치를 완료했다"며 "제가 직접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도약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제를 정상화시켰다"며 "법인세제를 정비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해 반도체, 우주, 바이오 산업의 기반을 튼튼히 하겠다"며 "반도체 핵심 전문인재 15만명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일방적이고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원전 산업을 다시 살려냈다"며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건설에 다시 착수해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고, 공사 재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무너진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원전업계에 대한 수천억원의 발주와 금융지원에 착수했다"며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해 원전산업을 국가의 핵심 전략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결과 해외에서 최근 우리 원전 발주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고 우리 원전과 기업의 해외진출과 세일즈를 위해 직접 뛰겠다"고 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사건과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건을 처리했다"며 "관행으로 반복된 산업현장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노사를 불문 불법은 용인하지 않으면서 합법적인 노동운동과 자율적인 대화는 최대한 보장하는 원칙을 관철했고, 앞으로도 이 원칙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 속에서 자율적 대화와 협상을 통한 선진적 노사관계를 추구하고, 노동시장 양극화와 이중구조 문제 역시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분규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과 대안 마련도 정부가 해야 한다"며 "노동에 대한 보상이 정당한지, 노동시장 양극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운영 기조에 관해서는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공적부분에 긴축과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영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에 관해서는 "폭등한 집값과 전세값을 안정시켰다"며 "국민들의 주거불안이 없도록 수요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복지 강화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택급여 확대, 공공임대료 동결로 서민 주거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깡통전세 사기 대응 특별 단속과 전세보증금 보호 방안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외교에 관해서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약화된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고 정상화했다"며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해서 북핵에 대한 강화된 확장 억제 체제를 구축하고,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안보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공급망과 외환시장을 안정시켰다"고 했다.
또한 "악화된 한일관계 역시 정상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역대 최악의 일본관계 역시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 역시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원칙에 두고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강화할 때 양보와 이해를 통해서 원만하고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한일관계는 공급망과 경제 안보 차원에서 협력하는 관계가 됐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했던 북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관해서는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할 경우 정치, 경제, 군사 지원을 포함한 포괄적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며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지원, 재래식 무기 체계 군축 논의, 식량 농업기술, 의료 인프라 지원, 금융 및 국제투자 지원을 포함한 포괄적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체제안전 보장 문제에 관해서는 "북한 지역에 어떤 무리한, 힘에 의한 그런 현상 변경은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핵이 고도화될 경우 세력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북핵 위협이 고도화된다면 기존의 확장억제 형태가 조금 변화될 수는 있겠지만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련해서는 "저는 사정컨트롤타워 권한을 포기했다. 그리고 법에 정해진 수사·감찰기구로 하여금 민주적 통제를 받으며 그 기능을 법에 따라 수행하도록 하고,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 들어오게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관해 "지적된 문제들을 국민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며 "어떤 조직과 정책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인적 쇄신 문제에 관해서는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권 내 갈등 상황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민생에 매진하다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챙길 기회도 없고, 또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입장을 표한 적이 없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에 관해서는 "(먼저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보다 유리한 입장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역량과 인프라에 있어서는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계속할 거냐는 질문에는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그런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계속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들은 개선돼 나갈 것"이라며 중단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관해서는 "피해 회복과 인권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무기 지원 가능성에 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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