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주택자 과세 14억 상향 합의 불안 돼
여야, '올해 집행하도록 처리' 단서 붙여
논의 진전 없이 여야 간 대치 상태 계속
내달 국정감사 등 고려하면 사실상 무산
정부, 10월20일 전 통과시 가능하단 입장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과세 기준을 올해 한시적으로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려는 정부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여야는 종부세 특별공제 적용을 놓고 합의 후 처리키로 했지만, '부자 감세' 논란에 국정감사 등이 겹치며 사실상 논의가 멈췄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세청의 징수 행정 절차를 이유로 특별공제 상향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올해에 한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특별공제 금액을 기존 11억원에서 14억원(시가 20억원 상당)으로 3억원 높이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이는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방안이다.
여야는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납부 유예와 일시적 2주택자, 상속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해 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봤지만, 특별공제 상향 개정안에 대해서는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 정부에서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높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정부에서 과표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깎아 이미 종부세가 완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별공제 금액을 12억원으로 늘리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합의는 불발됐다. 대신 여야는 특별공제 상향 개정안에 대해 '올해 집행할 수 있도록 합의 처리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하지만 관련 논의에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특별공제 상향에 비협조적이고, 국민의힘은 '부자 감세' 프레임이라며 여야 간 대치 상태만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초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국회 처리는 더욱 불투명해진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말부터는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 등에 시선을 돌리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공제 상향은 올해 적용만 염두에 둔 법안이기 때문에 해를 넘기면 무용지물이 된다. 한창 논의가 활발해야 할 때 여야 어느 쪽도 언급하지 않아 사실상 특별공제 상향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20일 전에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별공제 상향 금액을 반영해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 문턱을 넘으면 우선 현행법대로 종부세를 납부한 뒤 별도의 경정 청구를 통해 환급받을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추정한 올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법안 대상자는 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공시가 11억원 이상 1주택자에 대해 과세할 경우 21만4000명이다. 특별공제가 14억원까지 상향되면 종부세 대상자는 12만1000명으로 좁혀진다.
그 사이에 있는 공시가 11억~14억원 1주택 보유자 9만3000명은 개정안 통과에 따라 종부세 부과 여부가 달라졌다. 하지만 결국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며 이들은 현행법대로 종부세 중과 조치 대상으로 묶이게 됐다
기재부는 부부공동명의를 12만8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역시 특별공제 도입 여부에 따라 과세방식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특별공제 도입 시 부부공동명의자는 각각 6억씩 총 12억원을 공제받는 인별 과세방식과 기본공제 11억원에 특별공제,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액공제 적용 과세방식 중 선택하는데, 특별공제가 도입됐다면 대부분 후자를 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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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