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1심서 징역 20년·벌금 300억 선고
무자본 M&A 방식으로 에스모 인수해 주가 조작
라임 펀드에 1584만주 매도해 577억원 부당이득
재판부 "자본주의 체제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기업사냥을 한 후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기업사냥꾼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는 지난달 29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죄는 자본주의 체제 근간인 주식회사와 자본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적발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지속됐을 지 가늠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2011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5년 선고 받고 복역했지만, 이 기간 범행을 준비하는 등 징역 5년의 형이 피고인의 교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이후에도 다수의 상장기업을 상대로 연쇄적으로 범행에 나섰다는 점은 라임 사태와 관계 없이 범행 자체가 매우 중하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2017년 6월 '루트원투자조합' 등을 설립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를 무자본 M&A 방식으로 인수한 뒤, 자신이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의 증권계좌를 통해 주식을 대량매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띄워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에스모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모 회장과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이 회장과 함께 루트원투자조합 등을 설립해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에스모머티리얼즈 등 수많은 상장사들을 인수했으며, 허위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18년 루트원투자조합이 보유하던 에스모 주식 1584만여주를 라임 펀드에 787억여원에 매도해 577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득하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후 에스모 주가는 급락했고, 허위공시 등 불법행위가 밝혀져 거래가 정지됐다. 라임은 에스모에 투자한 돈 대부분을 잃었으며, 이는 펀드 가입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라임 사태가 논란이 되자 잠적했던 조씨는 지난해 3월30일 새벽 송파구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됐고, 한 달 뒤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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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