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 370가구 추려내 우선적으로 조사 및 지원
침수방지시설 희망한 67가구부터 차수판 등 설치 시작
장애인→노인·아동→상습침수지역 반지하 단계적 조사
서울시는 지난달 침수위험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중증 장애인 370가구에 대한 '주택상태 조사'와 '거주자 특성 면담조사'를 완료하고, 가구별 지원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월 행정2부시장을 단장으로 구성한 특별전담반을 통해 '3분의 2 이상 땅에 묻혀 침수 등 재난에 취약한 반지하 주택'에 사는 중증 장애인 370가구를 우선적으로 선별해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건축전문가가 현장에 나가 주택을 점검하는 '주택상태 조사'와 전문 상담가가 거주자를 직접 만나 면담하는 '거주자 특성조사'로 구분해 실시했다.
먼저 '주택상태 조사'는 중증 장애인이 거주하는 반지하의 실태를 육안으로 확인, 실제 필요한 시설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건축전문가 2인과 시 또는 자치구 공무원 1인이 한 조가 돼 진행했다.
조사 결과, 370가구 중 침수방지시설이 필요한 곳은 204가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주출입구가 낮은 곳에는 물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차수판, 침수 시 창문처럼 열고 탈출할 수 있는 개폐식 방범창 설치가 필요한 곳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 용산과 성동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 2개소에 '개폐식 방범창'을 시범 설치했으며, 면담 조사에서 설치를 희망한 67가구에 우선 설치하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방범·방충 기능을 하면서도 창문처럼 여닫을 수 있는 '개폐식 방범창'은 고강도 스테인리스로 촘촘하게 제작돼 800㎏이상의 하중이나 칼 등 날카로운 물건에도 쉽게 손상되지 않으며, 외부에서는 시야가 차단돼 사생활 보호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아울러 지난달 13~28일까지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주거복지상담사와 시·자치구 공무원 등 3인 1조가 중증 장애인이 살고 있는 반지하 370가구를 직접 방문, 거주자 특성조사를 진행했다. 면담 조사에는 총 220가구가 응답했으며 조사를 통해 가구원 수와 소득, 점유형태(자가, 전·월세 등), 주거비(임차료·관리비 등), 거주기간 등 가구 특성과 함께 '지상층 이주 의사' 등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주거상향을 희망하는 기초생활 수급가구는 69가구로 이 중 4가구는 주거상향 신청을 완료하고 현재 공공임대주택을 매칭 중이며, 16가구는 신청을 준비하고 있어 이르면 내달부터 이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돕는데 그치지 않고 보증금, 이사비를 비롯해 초기 정착을 위한 생필품 등도 지원하고 입주 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 생활 안내, 지역복지 연계 등 다각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공공임대주택이 아닌 민간의 임대주택 지상층으로 이주를 원하는 침수우려 반지하 또는 반지하 거주 중증 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월 20만원 '반지하 특정바우처' 지급에도 들어간다. 11월 중으로 희망 가구를 접수받아 12월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침수위험이 있는 반지하 거주 장애인 370가구에 대한 조치 다음 단계로 노인·아동양육 가구에 이어 상습침수지역 반지하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조사해 나갈 계획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금번 발표한 지원대책은 일회성 조사와 지원이 아니라 실제 침수위험과 열악한 여건에 놓인 주거취약가구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안전과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서울시의 강한 의지"라며 "반지하 주택뿐만 아니라 옥탑, 고시원, 쪽방 등 주거안전 취약가구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촘촘한 주거안전망을 차근차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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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