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사위원, 감사원 비판…"자료제출 협조 않아"
"사무총장, 사실상 감사원장 돼서 청와대와 직거래"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10일 여당을 향해 '감사원 내통' 의혹이 불거진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 수석의 출석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감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민주당의 기동민 법사위 간사를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원 국정감사는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감사원 사무총장의 내통, 대통령실의 하명감사 등의 진실을 밝히는 장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대통령실과 감사원은 침묵하고 있다"며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밀정 행각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비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6인 감사위원 전원 국감 출석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의 출석 ▲감사위원회 회의록 등 감사원이 자료 제출한 자료의 완전한 제출 ▲감사원장 등 근태상황에 대한 검증을 비롯한 4가지를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에게 요구했다.
기동민 간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4가지 요구사항은 오늘 말씀드린 것이긴 하지만 충분히 예상됐던 쟁점"이라며 "감사원이 정상적인 국정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자료 제출에 협조적이어야 하는데 감사업무를 핑계 삼아 자료 제출에 거의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보면 감사원장, 6인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감사위원들 역할이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소외돼 있다는 정황이 있다"며 "사무총장이 사실상 감사원장이 돼서 청와대와 직거래하며 모든 사항을 수시로 보고, 내통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 감사위원들을 반드시 출석시키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도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출석해서 국민께 보고해야 된다"며 "여당에서도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4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한 가지라도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국감을 거부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내일 상황에 대해 지금 단언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 국민 염원을 담아 정상적인 국정감사의 전제조건임을 여당에 전달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민주당이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의 진행과정을 묻는 질문에 박범계 의원은 "준비 중에 있고 정책 토론회를 감사 기간 중에 한 차례 열고 토론회 결과를 반영해 법안을 최종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이 정권의 하수인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기 간사는 "당내에서 광범위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고 좀더 근본적으로 감사원을 감사원답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통령비서실 수석에게 관련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는 문자를 주고받은 것을 두고 '권권유착'이라 비판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로 공수처 고발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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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