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0조 적자' 원인 놓고…與 "文 탈원전" vs 野 "방만 경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여야는 올해 30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하지만 적자 원인을 놓고 진단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꼽은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전의 방만 경영을 그 원인으로 제시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서 한전 부실 경영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운천 의원은 "한전은 5년 전에 10조 원 흑자가 났었는데 올해는 30조원 적자를 바라보고 있다"면서 "지난 정부 5년간 원전 발전량이 연평균 71.6%로 직전 5년 대비 81.6%보다 낮아졌다. 부족한 전력을 비싼 액화천연가스 발전으로 대체하는 데 11조5000억원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했다면 한전의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엄태영 의원도 "한전 마이너스 부채가 눈덩이처럼 쌓여서 재무 상황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전기요금이 오르는 지경까지 왔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바보 같은 짓 탈원전"이라고 거들었다.

구자근 의원은 정승일 사장을 겨냥해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부 차관을 했다. 5년동안 에너지 정책의 중심"이라면서 "누구의 탓을 할 것인가. 경영 실패를 책임져야 할 정 사장이 본인의 처분을 빼놓고 쇄신안을 얘기하면 하기 전에 직원과 국민을 보기 부끄러울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정 사장은 "한전 적자 요인에는 연료비 요인, 원전과 석탄과 같은 기저 전원의 비중과 이용량의 감소, 전기요금 조정의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또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설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성원 의원은 "한전이 한전공대 현금자동인출기(ATM)로 전락했다"면서 "전력산업기반기금 잔액이 급감하며 총체적 난국인데 한전은 계속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 사장은 "반도체 못지않게 인력이 필요한 분야가 에너지"라며 "국제에너지기구는 향후 20년간 에너지 분야에서 8경원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해당 분야의 인력을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재정적 지원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민주당은 탈원전 정책을 방어하는 동시에 원전의 안정성과 한전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양이원영 의원은 "한전 적자 여부는 시작도 하지 않은 탈원전 때문이 아니라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연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정일영 의원은 "(한전은) 공기업이어서 어쩔 수 없다, 공공요금 통제, 에너지 연료가 부족해서 (적자라고) 그렇다는데 이해가 안 된다. 경영개선에 대한 의지는 전혀 없다"면서 "최근 혁신안으로 인원 정원·복지 축소 등을 내세웠는데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가 하라니까 하는 단편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김회재 의원은 "원전 재가동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정지된 사례도 있다"면서 "원전 자동정지가 원전 안전을 입증한다고 주장하는데 국민 누가 그것을 믿겠는가"라고 가세했다.

한편 여야는 한전이 적자를 메꾸기 위해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데에 공감대를 확인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한전 자회사의 해외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한전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 역시 "부채 기준으로 해서 한전이 우수한 해외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전 6개사 재무구조가 양호하지만, 한전과 더불어 재무위험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우량 자산을 매각하라는 것은 한전을 민영화하기 위한 한전 지분과 자산을 민간에 팔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생각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사장은 "아무리 재무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핵심 역량과 깊이 관련 있고 수익성이 높고 보유하는 게 바람직한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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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