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거리비례제 도입 추진 이틀만에 방침 선회
"서울 출퇴근하는 인천시민·경기도민 부담 고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인상에 맞춰 19년 만에 추진하던 시내버스 '거리비례제' 도입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서울시는 8일 "다양한 의견청취 과정에서 현재 지속된 고물가로 서민 경제 부담이 있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의 부담을 고려해 시내버스 거리비례제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6일 시내버스에도 거리비례제를 적용하는 내용 등의 '대중교통 요금조정 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의회에 의견 청취안으로 제출했다. 대중교통 요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세부적인 계획안을 처음 내놓은 것이다.
청취안에는 서울 시내버스 이용 시 10㎞를 초과하는 구간에 대해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거리비례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담겼다. 서울 지하철은 10㎞ 초과 시 거리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부과되고 있지만, 버스의 경우 거리에 상관없이 기본요금 1200원만 내면 되는 균일요금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시는 간·지선버스에 거리비례제를 도입해 10~30㎞까지는 5㎞마다 150원을 부과하고, 30㎞ 초과 시에는 150원의 요금을 부과하는 계획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이러한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내버스 거리비례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금 부담 가중에 따른 반발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도 전날 전국 지자체에 대중교통 요금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인상률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서울시는 오는 4월을 목표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300~4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물가상승과 인건비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이용객 감소, 무임승차 손실 등으로 운송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중교통 요금인상에 나선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시는 오는 10일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공청회를 개최한 뒤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요금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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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