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정부 강제동원 해법은 日에 백기투항…즉각 철회"

민변 성명 통해 정부 해법안 강력 규탄
"日 사죄언급도, 전범기업 참여도 없어"
"왜 우리정부가 가해기업 면책해주나"

진보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이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에 '백기 투항'한 셈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3.06.


민변은 7일 성명을 통해 "이번 해법안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에 '백기투항'한 것일 뿐, 피해자들이 굴복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잘못한 자가 사죄하고 배상하라'는 피해자들의 외침을 윤석열 정부가 가로막을 수 없고, 굴욕적인 해법안을 피해자들에게 강요할 수도 없다"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은 해법안을 철회하라"고 했다.

민변은 정부가 내놓은 해법안에 일본 정부를 비롯해 전범 기업의 참여가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일본 총리도, 외무상도 '역대 내각 입장'을 계승한다고만 했을 뿐, 반성과 사죄 그 어떤 단어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피해자들의 채권을 소멸시키겠다고 하지만 일본의 피고 기업은 물론, 다른 일본기업의 참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범기업을 소송을 대리하며 수많은 노동자가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일본 기업들은 정부 뒤에 숨어 소송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왜 윤석열 정부는 가해 기업의 사법 책임을 면책해주고, 피해자 권리를 인정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력화시키는가.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변은 우리 정부가 해법안을 발표하며 각급 법원에 계류 중인 강제동원 소송에 대해 피해자 승소를 전제로 한 것을 두고도 지적을 이어갔다.

민변은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전체 피해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부가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승소를 전제로 원고 자격의 피해자들에게 돈을 지급하겠다는 것은 광범위한 강제동원 피해를 한국 정부 스스로 축소하고 왜곡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왜 피해자가 여전히 눈물을 흘려야 하는가. 왜 피해자가 우리 국민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해야 하는가"라며 "지금이라도 해법안을 전면 철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외교부는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국내 강제동원 피해자를 상대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판결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변제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향후 재단의 목적사업 관련 가용 재원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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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