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세상 떠난 아들, 거액의 빚 지고 있었다"

전문가 "상속포기·한정승인 고려 가능" 조언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들이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 속 한 번 끓여본 적 없을 정도로 착한 아들이 있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취직이 잘 안돼 힘들어하길 했지만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며 "그런 아들이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A씨는 "하루하루 아들을 잃은 슬픔에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더니 채무 상환을 요구했다"며 "알고 보니 아들에게 거액의 빚이 있었다. 사채까지 끌어 써서 도대체 얼마의 채무가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부부는 남편의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고, 딸들은 모두 결혼해서 각자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아들의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아들을 잃은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런 사실을 알게 돼 우리 가족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다. 아들의 빚을 갚지 않아도 될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A씨의 사연에 이준헌 변호사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피상속인에게 빚이 많은 경우에는 상속인들이 가족의 사망이라는 슬픔 속에서 채무의 상속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상속포기는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 의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재산과 채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한다"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상속포기의 경우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기에 후순위 상속인의 채무를 면하려면 후순위 상속인도 상속포기를 해야 한다. 반면 한정승인의 경우 상속인이 상속을 승인하는 것으로 분류되기에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에 상속인은 자신의 행위로 상속이 단순승인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상속의 단순승인이란 상속의 효과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로,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권리 의무를 모두 승계한다"며 "빚까지 모두 상속이 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한편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 행위를 할 때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상속인이 상속재산인 부동산을 팔고 등기를 넘겨주거나, 상속재산인 주식을 매각하거나, 피상속인이 수익자인 보험금을 받거나 보험을 해지해 환급금을 받는 행위 등이 모두 처분 행위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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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