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 10일 공항 현안 첫 만남
여론 "민간공항 이전 이행 시 군공항 이전 꼬인 실타래 풀려"
광주 군공항 이전 방안을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 온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만남을 통해 이견 조율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시·도 상생의 통 큰 결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와 강기정 시장은 오는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장이다.
이날 만남에 앞서 시·도 부단체장과 기획조정실 실무자들은 상호 현안에 대해 일정 부분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당일 시·도지사가 '합의문 서명·발표'로 이어질 정도의 통 큰 합의를 전제로 회동을 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핵심 현안을 비켜갈 경우 여론에 등 떠밀려 하는 '만남을 위한 만남', '보여주기 정치쇼'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그동안 수차례 공개적으로 '광주시가 통 큰 보따리를 내놓을 때 통 큰 양보도 이뤄진다'고 밝혀왔다.
여기서 통 큰 보따리는 지난 2008년 광주시가 전남도·무안군과 협약을 통해 2021년까지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협약한 약속 이행을 의미한다.
오는 10일 예정된 시·도지사 회동에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시기와 구체적인 이전 방안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광주 군공항 이전 협의는 특별법 통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긴 터널에 갇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광주에선 지난 2020년 11월 당시 민간공항 이전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광주시장 직속의 시 시민권익위원회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시민 79.5%가 민간공항 이전을 군공항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를 토대로 시민권익위원회는 민간공항 이전을 유보하라는 권고안을 냈다.
이에 이용섭 광주시장은 권고안에 따라 그해 12월9일 협약 이행을 유보하고 이전 시기를 국방부·국토부·광주시·전남도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남도와 도의회는 군공항과 민간공항 이전은 별개라며 협약 이행을 강력하게 촉구한 가운데 4자 협의체는 2020년 11월 한 차례 상견례 후 가동이 중단된 채 민간공항 이전을 위한 공식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민간공항 이전' 방안부터 확실하게 매듭 짓지 못하면 풀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남도는 기피시설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광주 군공항 수용에 앞서 도민을 설득할 만한 충분한 명분을 제시해야하고 그 첫 번째 열쇠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약속이행부터라는 입장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달 24일 열린 도청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남은 군공항을 이전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기피 시설을 보내는 광주시(강기정 시장)가 통 큰 결단을 해야 하고, 군공항 이전의 실타래를 꼬이게 한 '광주 민간공항' 이전 결정을 하루 빨리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광주군공항을 개발하려면 민간공항도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민간공항을 유지하는 것은 아무 실익이 없다"며 "민간공항을 군공항 이전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무안으로 보내겠다"고 선언할 것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광주시가 통 큰 결단을 하면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도민 설명회를 전남도 주도로 개최하고, 올바른 정보 전달을 통해 충분히 지역민들을 설득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은 이미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에 반영됐다는 점에서도 광주시가 협약 이행이라는 결단을 통해 군공항 수용 의사를 밝힌 전남도와 손잡고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는 여론이 높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을 서남권 중추 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광주공항과 통합을 추진하고, 통합 시기는 군 공항 이전의 진척 상황과 지역 의견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국방분야 전문가인 최용선 더불어혁신정책연구원장(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은 지난 4일 KBS광주방송총국이 마련한 토론740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은?'을 주제로 다룬 토론회에서 군공항(민간공항) 이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는 함께 풀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최용선 원장은 "광주시가 최근 군공항 유치에 적극 뛰어든 함평군과의 공조만으론 군공항 이전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전남과 광주가 상생할 수 있는 안을 가지고 만나 밑그림을 그려야하고, 줄 수 있는 것들을 주고받는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시·도지사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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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