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이후 3조 달러↑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도 난항…6월 디폴트 위기
미국의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 달러를 돌파했다.
15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공개한 가계 부채 보고서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미국의 총 가계 부채는 전 분기보다 0.9%(1480억 달러) 증가, 17조500억 달러(약 2경2746조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이후 2조9000억 달러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올 1분기 주택담보 대출, 신용 대출,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및 기타 소비자 대출 등 대부분의 범주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 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 대출은 3월 말 기준으로 12조400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3240억 달러로 2014년 2분기 이후 최저치에 그쳤다.
자동차 대출은 1조5600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100억 달러, 학자금 대출은 1조600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90억 달러 증가했지만, 신용카드 잔액은 9860억 달러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변동이 없었다.
금융정보 회사 뱅크레이트의 수석 분석가인 테드 로스먼은 이번 보고서에 공개된 부채 중 신용카드 부채가 가장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 1분기 카드 소지자의 46%가 매달 빚을 지고 있고 54%는 카드 사용액을 전액 지불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카드 소지자의 39%가 매달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요 원인은 인플레이션, 팬데믹 이후 지출 증가 등 영향으로 분석된다.
뉴욕 연은 연구원들은 이번 데이터가 일부 우려되는 신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40세 미만 대출자의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후불 결제 서비스 효과 등 부채 부담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가계 부채 문제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논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미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약 31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한도를 인상하기 위한 타협안을 찾고 있다. 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내달 1일 미국 정부는 디폴트 사태에 빠지게 되며,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법률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나 여아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조건없는 부채 한도 상향을, 공화당은 재정 지출 삭감을 연계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 지도자들은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16일 만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해 의회 지도자 4인을 만나 1시간 가량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2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실무진 협상을 더 지켜보기 위해 2차 회동 날짜를 미뤘다. 두 번째 만남이 예고된 16일은 바이든 대통령의 출국 하루 전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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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