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고, 삼성전자 31.9조·SK하닉 17.1조
SEMI "반도체 산업, 3분기부터 점진적 회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1~3월) 반도체 재고 자산이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 불황이 올 2분기에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는 재고가 한결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반도체 재고자산 합계는 49조13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54조4196억원이다. 이중 반도체(DS) 부문 재고자산은 31조9481억원으로 전 분기 29조576억원보다 2조8905억원이 늘었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지난해 말 4.1회에서 올 1분기에는 3.5회로 다시 나빠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기업이 재고자산을 얼마나 빨리 판매하는 지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가 그만큼 느려졌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 재고자산 17조1822억원으로 전분기 15조6647억원보다 9.7% 늘었다. 전년 동기 10조3926억원과 비교하면 65.3% 증가했다. 재고자산 회전율도 지난해 말 2.4회에서 1.6회로 낮아졌다.
양사는 재고 부담을 위한 감산에 돌입한 상태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 2분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분기 대비 13~18%, 8~13%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 하락폭은 각각 전분기 20%, 10~15% 대비 소폭 둔화돼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들린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역시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인 테크인사이츠와 함께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위축된 분위기는 2분기에 다소 완화되고, 오는 3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락 청 SEMI 시니어 디렉터는 "반도체 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로 인해 반도체 팹 가동률이 급격하게 감소했지만, 올해 중반부터는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감산 효과가 올 3분기부터 시작돼 D램과 낸드 수급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은 ▲수급개선 ▲가격하락 완화 ▲재고감소 등으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반도체의 시간이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