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수입 5년간 신고 안해
세무당국, 2년치 종합소득세 부과
1심 "기타소득에 해당…과세 정당"
도박으로 얻은 당첨금에 대해서도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성공한 도박에서 얻은 당첨금과 지출 배팅금만을 산정 대상으로 삼아야 하고, 실패한 도박에 투입한 배팅금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씨가 성동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해외 도박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며 신용카드로 게임머니를 환전해 배팅했고, 지급받은 당첨금을 다시 현금으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아무런 과세표준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무당국은 A씨가 도박 후 현금으로 환전해 2013년 벌어들인 1억여원, 2014년 벌어들인 1억300만여원 등 합계 2억300만원 상당의 수취액이 사행행위에 참가해 얻은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은 2020년 1월 2년치 종합소득세 8300만여원을 A씨에게 부과했다.
이에 A씨는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인 5년이 지나서야 과세가 이뤄져 부당하고, 당첨금보다 더 많은 배팅금을 투입해 소득이 사실상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번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경우 국세부과기간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A씨가 법정신고기한까지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세기본법에 따라 국세부과기간이 7년으로 연장된다는 취지다.
아울러 A씨가 이용한 도박사이트와 도박행위는 법률상 사행행위에 해당하고, 여기서 얻은 수입은 사행행위에 참가해 얻은 재산상 이익인 '기타소득'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한 수천번의 도박행위는 각각 독립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 지출한 모든 배팅금을 기타소득 금액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며 "당첨된 게임에 투입한 배팅금만을 공제해야 하고, 이렇게 산정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이 사건 과세는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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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