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훼손·유기혐의도..공개심의위 "범죄 중대성·잔인성 인정"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만 23세 정유정이다.
부산경찰청은 1일 오후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구속된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금정구 A(20대·여)씨의 집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하고,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일부를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다음날인 27일 오전 3시 15분께 젊은 여성이 큰 여행용 가방을 들고 산속으로 이동하는 것이 수상하다는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풀숲에서 여성의 시신 일부와 혈흔이 묻은 여행용 가방 등을 발견하고, 정유정을 긴급체포했다.
이어 경찰은 유기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한 이후 A씨의 주거지에서 나머지 시신 일부를 발견했고, 같은 날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 체포했다.
부산지법은 지난달 29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유정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던 정유정은 지난 31일 밤 "범죄 수사프로그램을 보며 살인 충동을 느꼈고, 실제로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또 정유정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검사 결과, 3개월 전부터 '살인', '시체 없는 살인 사건'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했고, 더불어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다수 빌려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정은 과외 앱에 학부모로 가입한 뒤 혼자 사는 과외 선생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후 정유정은 피해자 A(20대)씨를 알게 됐고, 2~3일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자녀의 과외를 부탁한다며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범행 당일 정유정은 학생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인터넷 중고장터에서 구입한 교복을 입고 중학생 행세를 하며 A씨를 찾아갔고, 무방비 상태에 있던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완전 범죄를 꿈꾼 정유정은 A씨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A씨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지갑 등을 시신유기 현장에 챙겨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평소 사회적 유대가 없었고 폐쇄적인 성격이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까지 직장이 없다"며 "체격은 또래 여성보다 조금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유정은 살인과 시체유기 등은 사전에 계획했고, 혼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사이코패스 여부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2015년 10월 5일 부산진구 실탄사격장에서 총기탈취 피의자 신상공개 이후 약 8년만이다.
한편 경찰은 오는 2일 오전 9시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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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