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사기, 업체·임원은 물론 땅 소개한 직원도 배상 책임"

부산고법, 1심 뒤집고 직원에 일부 매매대금반환 판결

마치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제주도 땅을 판 기획부동산 업체는 물론 그 땅을 소개한 업체 직원에게도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울산제1민사부(재판장 방웅환 부장판사)는 A씨가 기획부동산 업체 직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반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법원은 A씨가 청구한 1억 4800만원의 50%인 7400만원을 B씨가 A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9년 3월 기획부동산 업체 임원 C씨로부터 "제주신공항 예정지 인근으로 공항이 들어서면 5년 내로 지가가 5~10배 상승한다. 수도시설 등의 기반시설도 설치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1억 4800만원에 서귀포 임야 561㎡를 매수했다.

B씨는 해당 기획부동산 업체 직원으로 A씨와는 지인 사이였으며, 해당 서귀포 임야를 사도록 소개했다.

하지만 그 토지는 고도가 높아 상수도 공급은 물론 건축도 불가능한 곳이었다.

이 일로 업체 대표 등 임직원들이 사기죄로 기소돼 무더기 실형을 선고받았고, B씨는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또 다른 피해자 D씨와 함께 기획부동산 업체는 물론 B씨를 상대로 토지 매매대금을 되돌려 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기획부동산 업체의 불법행위를 인정해 A씨에게 1억 4800만원, D씨에게 85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업체에 명령했다.

하지만 업체 직원 B씨에 대해서는 회사와 공모해 A씨를 속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A씨는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의 소개가 토지를 매입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고, 이 매매계약을 통해 피고가 더 많은 월급과 수당을 받았다"며 "기반시설 조성과 건축허가 등이 가능한지 확인해 원고에게 진실한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B씨 과실을 인정했다.

다만 업체 임원 C씨의 말만 믿고 별다른 확인을 하지 않은 A씨에게도 과실이 있다며 B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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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