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살인 저지르지 않았다…억울해"…8월 16일 선고
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의 한 빌라에서 이웃집 모녀를 살해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50대 여성에게 검찰은 다시 사형을 구형했다.
부산고법 형사2-3부는 5일 오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0대·여)씨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검찰과 A씨 측 모두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경제적 목적을 위해 아무런 원한도 없는 이웃집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A씨는 DNA 흔적을 지우고 사체를 태우는 등 최소한의 도덕도 저버리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A씨는 공판 과정에서 재판부와 얼굴을 마주하며 진술할 기회가 있었지만, 사망한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어떤 고통 속에서 죽어갔는지 진술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사회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유족들이 불안과 고통 속에 살아가지 않도록 A씨에게 사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는 일관되게 자신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A씨에 대한 공소사실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후진술에서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저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피해자들을 해코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저에게 왜 이런 혹독한 벌을 주는지 모르겠다.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2일 낮 12시 50분께 부산진구 양정동의 한 빌라에서 수면제 성분이 든 정신과 약을 가루로 만들어 도라지청에 섞은 뒤 이웃집에 사는 B(40대·여)씨 가족들에게 마시게 했다.
이후 A씨는 금품을 훔치던 중 B씨가 깨어나자, 흉기 등으로 찔러 제압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A씨는 또 B씨의 딸 C양이 깨어나자 둔기를 수차례 휘둘러 제압한 뒤 손과 이불 등을 사용해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C양의 이불에 불을 지르고, 자신의 지문 등을 지우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A씨는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반성하지 않고 생존한 피해자 아들이 범인인 듯 발언하고,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부인하고 책임을 벗어날 궁리에만 몰두했다"며 "다시는 사회 안전을 위협할 수 없도록 A씨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의 항소심 선고일은 다음달 16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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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