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록단 주민들 스스로 취재·기사 작성·사진 촬영까지
대치 당산제, 귀농 이야기, 무정면 노거수 등 318개 이야기
시골마을의 숨겨진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귀농인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취재하고 사진도 찍은 뒤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9일 전남 담양군에 따르면 담양 마을기록단이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시골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318개 마을들의 보석처럼 숨겨진 이야기들을 담은 마을매거진 '소쿠리'를 손수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을기록단은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귀농인과 퇴직 공무원, 청년과 주부, 마을활동가 등으로 구성됐다. 소쿠리는 2021년 처음 500부가 제작된 후 지난해, 올해 각각 한 권씩 추가 발행됐다.
모두 318개 마을의 숨은 이야기가 담겼고, 주민들이 참여한 마을기록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지역사회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마을기록단 참가자들은 지난 6월부터 직접 마을 곳곳을 누비며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고 주민들을 만나 취재와 기사 작성, 기사 편집과 사진 촬영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두 달 여의 작업 끝에 지난 4일 대전면 행복문화센터 2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마을기록단 조순희 씨는 대전면 대치리 한재초교에 있는 6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제284호 천년 느티나무 아래서 당산제를 지내는 과정을 꼼꼼히 기록했다.
조씨는 "마을의 평안과 번영을 기원하고, 주민들이 얽혀 있는 감정을 해소하는 화해의 장을 마련하는 당산제 과정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세시풍속 전통행사를 후손들에게 널리 전승하겠다"고 밝혔다.
10여 년 전 담양으로 귀촌한 마을기록단 전분숙 씨는 담양의 꽃과 나무와 교감하면서 건강도 되찾고 마음도 치유된 극적인 경험을 담았다.
전씨는 기적같은 경험 후 마을 도로와 골목을 꽃과 나무로 생태적 공간을 만드는 마을가드닝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 다른 마을의 공동체 활성화와 마을경관을 돕는 담양군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 마을활동가로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록단원들은 "318개 마을에는 매력적인 이야기와 자원이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찾지 못한 자원들이 여전히 많다"며 "자긍심 속에 앞으로도 마을이야기를 기록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소쿠리는 담양군 주요 기관과 관광지, 카페 등에 비치돼 외부 방문객들에게 담양의 매력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쿠리 비치를 원하는 경우 담양군 마을기록단이나 담양군 풀뿌리공동체지원센터(061-383-8044)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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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곡성 / 양성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