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윤 교수는 최근 노환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오늘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후 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을 사양함을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애도를 표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윤 교수의 가족장은 삼일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직계 가족이 별세했을 때 장례 절차를 정해놓은 규정은 따로 없다.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하는 장례 절차 역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캠프데이비드에서 진행될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미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공주농업고등학교(현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8년에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석사 졸업했다.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한·일 수교 한 해 뒤인 1966년부터 1968년까지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윤 교수의 꼿꼿한 성품은 주위 사람들에도 자주 언급된다.
대표적인 게 '박사 학위'와 관련된 사연이다.
윤 명예교수는 박사 학위가 없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박사 학위를 딴 학자가 거의 없어 석사 학위를 갖고도 대학교수에 임용되던 시절이었다.
윤 명예교수의 제자인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구제(舊制) 박사'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박사 학위 없는 사람들에게 학위를 주는 제도였다"며 "윤 교수는 그걸 거부했다. '그런 식으로 학위를 받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게 윤 교수의 논리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1968년부터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76년 한국통계학회 회장, 1992년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경제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 됐다.
윤 대통령은 학창 시절 아버지의 연구실을 찾았던 이야기를 공식 석상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 2월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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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