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찰 표상' 안병하 치안감 35주기 추모식 거행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한 '민주 경찰 영웅' 안병하 치안감의 35주기 추모식이 광주에서 거행됐다.



안병하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광주 동구 계림동 광주 4·19혁명기념관 3층에서 '제35주기 민주경찰 안병하 치안감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은 안병하기념사업회, 안병하인권학교, 전남경찰직장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는 안 치안감의 유족인 부인 전임순 여사, 아들 안호재씨를 비롯해 광주시·전남도, 시·도 의회, 시·도 교육청 등 각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치안감 약력 소개, 인사말, 추모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시민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식전 행사로는 추모가, 위령무 등도 펼쳐졌다.

강기정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면서 시민들의 목숨을 지켰고 경찰의 명예를 지켰다. 당신을 오월의 민주 경찰,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께서 지켜주신 광주의 오월을 올바르게 세워나가겠다"면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해 5·18 가치를 공식화·제도화할 것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길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강 시장의 추모사는 대신 참석한 박용수 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이 낭독했다.

서강오 전남경찰직장협의회 부대표는 "80년 5월 계엄사령관 이희성의 광주 전남 시·도민을 강경 진압하라는 부당한 명령에 단호하게 거부했던 안병하 치안감의 민주·인권·위민 정신을 계승하겠다. 안병하 정신은 경찰 정신의 철학적 근거, 시민의 민주경찰 지표가 돼야 한다"며 "다시 시민의 경찰로 바로 서기 위한 역사적 도정에 한 발 한 발 내딛겠다"고 다짐했다.

안 치안감은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중령으로 예편, 1963년 치안국 총경으로 특채돼 경찰에 임용됐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전남도경찰국장으로 재직하며, 시위 진압 경찰관의 무기 사용·과잉 진압 금지를 지시했다. 이후 신군부 지시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보안사령부로 연행돼 고초를 겪고 면직된 뒤 고문 후유증으로 8년간 투병하다 1988년 순직했다.

이후 안 치안감의 민주경찰로서의 면모가 역사적으로 재조명되면서 2002년 5·18민주화운동유공자로 선정됐다. 또 2005년엔 서울 국립현충원 경찰 묘역에 안장됐으며 2006년 순직을 인정 받아 국가유공자가 됐다.

2015년엔 국가보훈처 선정 6.25 전쟁 영웅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안 치안감이 경찰의 명예와 시민 보호의 경찰 정신을 끝까지 지켜낸 것으로 재평가했다. 이후 지난 2020년 별세 당시 '경무관'에서 한 계급 높은 '치안감'으로 특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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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