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등 수도권 일대서 발생한 수억 원대 전세사기 의심 사건 피해자가 60명을 넘어섰다.
10일 오후 4시 기준 경기남부경찰청에 접수된 전세 사기 의심 관련 고소장은 모두 64건이다. 피해액은 80억여 원이다. 이들 고소장에는 최근 수원시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을 여러 채 보유한 임대인이 잠적,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자들은 잠적한 임대인 정모씨 부부와 부동산 계약 과정에 관여한 정씨 부부 아들을 사기 혐의로 처벌해 달라고 명시했다.
피해 임차인들은 정씨 부부와 1억 원 상당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데 이들 부부가 잠적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에도 240여 건에 달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보증금 반환에 대한 법률 상담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세사기 의혹을 받는 정씨 부부는 수도권 일대 부동산 임대 관련 법인을 18개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인 정씨가 대표로 있으며 아내 김씨가 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 소유 법인은 수원과 화성 등 수도권 일대에 퍼져 있다.
아울러 해당 법인 소유 건물이 수원에만 50여 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부부 소유 건물은 타지역에 더 있을 수 있다. 이에 아직 상황을 모르거나 고소 접수를 준비하는 임차인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당초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맡고 있었지만, 피해자 규모 등 사안을 고려해 경기남부청으로 이관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은 최근 이 사건 피고소인인 임대인 정씨 부부가 해외 출국할 상황에 대비코자 출국금지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진술을 확보 등을 통해 피해 상황과 임대인 정씨 부부가 일부러 임차인을 속이려고 한 정황이 있는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피해가 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르게 수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정씨 부부는 최근 피해자들이 모인 SNS 채팅방에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문을 올린 바 있다.
정씨 부부는 설명문을 통해 "작년 말부터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전세가 하락 등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재임대까지 어려워져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임차인에게 고지하지 못한 점과 적극 소통하지 못한 점에 사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건물 대출금을 원금 이하로 채권 매입하는 것에 대해 은행과 협의할 것 ▲각 세대 보증금 확인 후 임차인이 해당 호실을 선 매입토록 협조할 것 ▲임대 사업자 등록을 통해 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에 협조할 것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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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