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정화시스템 팔아 116억 챙긴 업체대표, 구속 기소

내부테스트서 배출 기준치 충족 못해
자체개발 필터 아닌 중국산 완제품 필터 설치

조선소 도장작업 중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해 정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속여 3개 업체로부터 116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 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송영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업체 대표 A(40대)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업체 직원 B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조선소에서 도장작업 중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해 정화하는 시스템을 제작·납품하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완성된 기술력을 보유한 것처럼 속여 3개 업체로부터 총 116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남에 소재한 A씨의 업체는 오염물질 처리 능력이 우수한 자체 제작 필터를 사용하고, 자체 개발한 최종 처리장치인 전자빔(전기자극을 가하는 기둥 형태의 제품)을 통해 오염물질을 분해함으로써 깨끗한 공기를 배출한다고 홍보했다.

울산해경은 부산·경남 지역에 있는 피해 업체들의 진술 및 제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해당 사건을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보강수사를 한 결과, A씨 등은 피해 업체들과의 계약을 체결할 당시 안정된 성능의 필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고, 자체 제작 전자빔도 매우 적은 양의 오염물질만 처리할 수 있었던 연구 단계의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업체는 또 내부 테스트에서도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요구하는 배출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이를 숨긴 채 피해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A씨 등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처리장치에 피해 회사 모르게 활성탄을 집어넣거나 오염물질을 별도 배출하는 가지관을 설치하고, 중국산 완제품 필터를 투입하는 등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사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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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